방역당국이 러시아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포함해 다양한 백신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백신 수급 불확실성 등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변이와 공급 이슈 등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스푸트니크V 백신 등) 추가 백신 확보에 대해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모더나 백신 2000만 명분,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코박스 퍼실리티(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각각 1000만 명분, 얀센 백신 600만 명분 등 5600만 명분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는 노바백스 백신 2000만 명분을 추가로 계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한 백신 1000만 명분 중 75만 명분이 이달 마지막주 국내에 처음 공급된다. 이 백신의 국내 허가 여부는 10일 결정할 예정이다. 코박스 퍼실리티도 상반기 국내에 화이자 백신 11만7000도스(5만8500만 명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60만 도스(130만 명분) 공급이 확정됐다. 코박스 퍼실리티 물량은 이달 중순께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정 청장은 “국내에 처음 공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코박스와 화이자 간 계약이 이뤄져야 하는 등 행정 절차가 남았다”며 “절차에 따라 일정이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은 시민이 참여해 직접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때 다른 주사를 맞으면 안 되느냐는 질문에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용주사 등이 금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필러 사용자는 (부작용) 인과관계가 있기 때문에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우려에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막지 못할 가능성은 있지만 중증으로 가는 것은 잘 막아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어떤 백신을 맞을 거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항상 ‘순서가 돌아오면 종류와 상관없이 맞겠다’고 말한다”고 했다. 어떤 백신이든 상관없이 접종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7일 하루 289명 늘었다. 지난해 11월 22일(271명) 이후 77일 만에 300명 아래로 내려갔다. 헝가리, 폴란드, 가나에서 각각 입국한 내국인 세 명이 공항검역 과정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54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 13일께 코로나19 거리두기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