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윤정희 방치설…남편 백건우 "사실무근"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는 원로배우 윤정희 씨(77·사진)가 프랑스 파리에서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75)와 딸에게서 방치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씨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남편과 별거 상태인 윤씨가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투병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백씨는 7일 소속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백씨는 “해당 내용은 거짓이자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게시글의 내용과 다르게 (윤씨는)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계에선 윤씨의 형제자매와 백씨의 갈등이 국민청원 게시글이 올라온 배경으로 보고 있다. 윤씨의 형제자매는 윤씨의 성년 후견인 선임 문제를 놓고 2019년 프랑스에서 백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파리고등법원은 지난해 11월 최종적으로 백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국민청원 게시글은 윤씨의 형제자매 측이 작성한 것이란 얘기가 문화계에서 나온다.

윤씨는 1963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원로배우다.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역할로 출연해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윤씨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투병 소식은 2019년 알려졌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