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부지 한차례 변경했지만 이전부지서 또 주민 반발 사
주민들 "공청회 주민 동의서 조작" vs 교통공사 "환경 유해시설 이전 조건 충족"
[현장 In] 부산 사상∼하단선 기지창 건설 놓고 끝없는 갈등
부산 지하철 5호선으로 불리는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가 기지창 예정 부지를 둘러싸고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017년 환경 훼손 우려와 주민 반발에 기지창 부지를 한차례 변경했지만 이전한 부지에서도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당초 올해 완공 예정인 공사를 2023년으로 2년 미루기로 했다.

6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사상∼하단선 노선은 부산 지하철 2호선 사상역에서 1호선 하단역을 잇는 노선으로 낙동강을 따라 늘어선 공업지대를 연결하는 무인 경전철이다.

7개의 신규 역사가 생기는 노선으로 서부산 지역을 위아래로 잇는 역할을 한다.

2012년 기본계획이 확정 고시됐고 총사업비 6천243억원이 투입돼 2017년 착공했다.

현재 전체 공사 구간 공정률은 30%대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재 이 노선을 부산도시철도 '5호선'으로 부른다.

부산교통공사 한 관계자는 "공사가 완료될 때쯤 5호선으로 부를지 다른 이름으로 부를지 결정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전철 기지창 부지를 둘러싼 주민 반발이다.

기지창은 무인으로 운행하는 경전철을 제어하는 제어실과 정비 기능을 갖춘 곳으로, 운행하지 않는 열차들이 밤새 주차하는 곳이기도 하다.

당초 기본계획 수립 때 기지창을 승학산 자락에 만들 예정이었지만, 환경 훼손 논란과 주민들의 집단 민원에 2017년 결국 기지창 예정 부지를 이전해야 한다.

[현장 In] 부산 사상∼하단선 기지창 건설 놓고 끝없는 갈등
당시 교통공사는 6개월간 10차례 주민설명회와 면담을 열고 주민을 설득했지만 잇따르는 대규모 시위에 삽도 뜨기 전에 이전 계획을 밝힌 것이다.

부산교통공사는 "당시 노선 주변 산비탈 붕괴 사고로 인해 해당 일대가 재해지구로 지정됐고, 환경훼손 등 이전에 다양한 요소가 고려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이전 부지조차도 주민 반발이 제기된 상태다.

도시철도 노선 옆 하단동 공업지역에 철도 기지창을 옮기기로 했는데 인근 1천800가구 아파트 주민 일부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통공사는 이전 부지에 대해 2018년 공청회를 열어 주민들의 조건부 동의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인근 환경 유해시설 이전에 교통공사가 협조하는 조건으로 기지창 건설 동의를 받았다는 게 교통공사 입장이다.

주민들은 당시 공청회에 제출된 주민동의서가 위조되는 등 여론 수렴 절차가 부실했다고 말한다.

기지창건설반대추진위원회 대표 명의의 서류도 버젓이 찬성으로 위조됐고,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민의 이름이 기재된 서류와 한 사람이 여러 장의 서류를 작성한 흔적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부산교통공사는 이런 의혹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동의서는 당시 아파트 비대위 측이 제출했던 것이어서 위조·대필 사실을 알 수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공청회를 열더라도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것에는 법 규정이 없어, 공청회 주민의견서 위조가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현재 사업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애초 날조 의견서가 나올 정도로 공청회를 부실하게 한 탓에 주민 반발은 예견된 것이고 부산교통공사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주민은 "애초 의견을 반영할 생각도 없는 공청회를 열었다는 말이냐"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는 "당시 주민들이 요구한 환경 유해시설 이전 조건은 대부분 달성된 상태"라면서 "주민들과 다시 한번 이야기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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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