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유해용(55)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장철익 김용하 부장판사)는 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은 대법원에서 근무하던 2016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으로 알려진 병원장의 특허소송 처리 계획과 진행 경과 등을 문건으로 작성하도록 연구관에게 지시하고, 이 문건을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청와대의 요청을 받고 소송 상황을 유 전 수석재판관을 통해 받아본 뒤, 이 내용을 청와대에 누설한 것으로 봤다.

유 전 수석재판관은 소송 당사자들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보고서를 퇴임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지고 나간 혐의, 대법원 재직 당시 취급한 사건을 변호사 개업 후 수임한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1·2심은 이 같은 혐의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1·2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유 전 수석재판관이 연구관에게 문서 작성을 지시해 임 전 차장에게 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를 유출한 혐의도 1심과 마찬가지로 "인정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파일을 유출했다고 보기 어렵고, 재판 업무보조를 위해 사실관계 쟁점 등이 검토된 연구보고서에 불과해 공공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에게 개인정보를 유출하려던 고의도 없었다고 봤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적법하게 수집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척된 1심 증거들의 인정 여부를 항소심에서 다퉈왔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이 또다시 무죄를 선고받음으로써 사법농단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들은 현재까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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