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적용해 유죄 판결한 원심 파기
대법 "가습기살균제 정보 유출 '수뢰후부정처사' 유죄"

가습기살균제 관련 보고서 등 정부 내부 정보를 제조업체에 향응을 받고 흘린 공무원에게 뇌물수수보다 더 무거운 수뢰후부정처사 혐의가 추가로 인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정보 유출 혐의로 기소된 환경부 서기관 A씨의 상고심에서 수뢰후부정처사 혐의를 일부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수뢰후부정처사'는 공무원이 뇌물을 받고 부정한 행위를 했을 때 적용되며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인 뇌물수수의 법정형보다 더 무겁다.

이로써 A씨는 원심에서 뇌물수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일부 혐의에 수뢰후부정처사죄가 적용되면서 파기환송심에서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확률이 커졌다.

A씨는 2017∼2019년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인 애경산업 측으로부터 2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고 이들에게 정부 자료를 넘겨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자료에는 가습기살균제 건강영향평가 결과보고서, 환경부 국정감사 자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1·2심은 A씨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해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반복적으로 향응을 제공받고 정보를 흘린 공소사실에 대해 상당 부분 수뢰후부정처사죄를 적용해 유죄로 판결했다.

하지만 마지막 2건의 뇌물수수 이후에는 정보 제공 등 부정행위가 없었다며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수뢰후부정처사는 반드시 뇌물수수 이후 부정행위가 이뤄져야 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뇌물수수 도중 부정행위를 하더라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단일한 범죄 목적 아래 일련의 뇌물수수 행위와 부정행위가 있고 피해 법익도 같다면 마지막 뇌물수수 행위도 이전의 뇌물수수와 함께 수뢰후부정처사죄로 처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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