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위성 중력장 20년치 자료 분석결과 오르내림 존재
"남극 얼음 일관되게 녹는 것 아냐"…해수면 모델 수정 필요
남극의 얼음이 녹으며 해수면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이런 해빙이 과학자들이 예측해온 것만큼 선형적이거나 일관되지는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토목·환경공학 조교수 왕레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쌍둥이 위성 '그레이스'(GRACE)가 측정한 20년 치 중력장 자료를 토대로 이런 주장을 폈다.

연구팀은 남극의 얼음이 일관된 속도로 녹는 것이 아니라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하는 등 매년 상황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구의 해수면 상승을 예측해온 모델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과학자들이 해수면 상승 예측에 이용해 온 모델은 대개 남극과 그린란드의 최대 빙원이 일관된 속도로 녹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지난해 12월에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회 총회에서 발표했으며 '지구물리학회 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도 실었다.

연구팀은 그레이스의 두 위성 사이에서 측정한 남극의 중력장 변화로 남극 얼음의 질량 변화를 파악했다.

그 결과, 눈이 많이 내린 해에는 남극 대륙을 덮은 빙상의 얼음 질량이 늘고 또다른 해에는 대기와 주변 해양의 변화로 얼음이 줄어드는 등 계절과 해에 따라 얼음의 질량이 달라지는 결과를 얻었다.

지난 2016~2018년에 서남극에서는 눈이 많이 내려 얼음 질량이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동남극에서는 얼음이 줄어든 것이 단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남극 얼음의 양이 전체적으로 줄고 있지만, 하향 선 그래프 속에서도 특정 시점에 어떤 상황이 전개되느냐에 따라 오르내림이 있다고 지적했다.

왕 박사는 "남극 얼음이 녹는 것이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남극 전체가 매우 빠르게 얼음을 잃고 있으며, 이는 시간의 문제, 속도의 문제로 해수면 변화를 예측하는 모델이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