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국, 미·러와의 핵무기 격차 줄이는 데 박차"
"미·러 뉴스타트 연장, 중국에 5년 시간 더 벌어줘"
미국과 러시아 간 핵통제 협정인 '뉴스타트'(NEW STRAT· 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가 5년 연장됨으로써 중국이 이들 두 나라를 따라잡을 5년의 시간을 더 벌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핵탄두 수를 제한하며 무분별한 무기경쟁을 자제하는 사이, 중국은 세계 핵탄두의 90%를 소유한 이들 두 나라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시간을 추가로 잡는다는 설명이다.

뉴스타트는 2010년 4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체결한 협정이다.

미·러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천550기 이하로, 이를 운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전략폭격기 등의 운반체를 700기 이하로 각각 줄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협정은 1991년 7월 미국과 옛 소련이 핵탄두와 ICBM 등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START)의 맥을 잇는 것이다.

1980년대 미국과 구소련은 각각 1만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뉴스타트 협정에 따라 이를 5천~6천500기로 줄였다.

2011년 2월 5일 발효한 10년 기한의 뉴스타트 협정은 오는 5일 만료되지만, 지난달 양국은 2026년 2월 5일까지 5년 연장하는 안에 합의했다.

중국은 핵탄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중국이 320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SCMP는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핵탄두 수가 최근 몇년간 1천기까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중 가동 중인 것은 100기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몇년간 ICBM이나 SLBM, 항공기 탑재 미사일 등 핵무기 3총사의 성능을 향상하는 경쟁에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지도부는 덩샤오핑(鄧小平) 시대 이후 과도한 유지비용으로 중국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될 고가의 무기를 많이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러 뉴스타트 연장, 중국에 5년 시간 더 벌어줘"
홍콩에서 활동하는 중국의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중국이 뉴스타트가 연장된 5년 동안 미국, 러시아와의 핵 현대화 격차를 줄이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현재 가동할 수 있는 핵탄두가 약 100기뿐이라는 게 사실이면 미국의 모든 주요 도시를 완전히 파괴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뉴스타트의 5년 연장은 중국이 핵과 함께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미래 안보정책을 재고할 시간을 벌어줬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이처럼 '어부지리'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뉴스타트 협정에 중국의 참여를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