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 [사진=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캡처]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 [사진=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캡처]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사진)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겨냥한 듯한 2차 가해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대검찰청(대검)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지난해 7월 진혜원 검사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A씨에게 2차 가해를 했다며 징계를 요청하는 공문을 대검에 보냈다. 그러나 대검은 6개월이 지난 27일까지도 징계 검토 중이란 입장만 내놨다. 사실상 징계를 뭉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진혜원 검사는 당시 박원순 전 시장과 자신이 팔짱 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나도 성추행했다"고 적어 A씨를 2차 가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최근까지도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 전 시장을 옹호하는 글을 연이어 게재하고 있다.

특히 이달 15일에는 난데없이 '꽃뱀은 왜 발생하고, 수 틀리면 왜 표변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해 논란이 됐다. 평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해왔던 진혜원 검사가 피해자를 겨냥해 글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다수다.

진혜원 검사는 "꽃뱀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가설이 매우 다양하지만 사회적 생활을 하는 지능 있는 포유류 중에서는 '지위상승'과 '경제적 지원'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며 "즉, 단기적 성적 접촉을 통해 자신의 지위를 상승시키고,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고자 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 틀리면 왜 표변하는가'라는 소제목 글을 통해서는 "암컷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표변하는 이유는, 집단생활 관계에서의 '평판'에 있다는 것이 지배적 견해"라며 "문란한 암컷의 경우, 자신이 문란하다는 소문이 나면 장기적 배우자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수컷을 더 이상 만날 수 없어 들통났을 때에는 발뺌하는 전략을 진화시켜 오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지지하는 여성단체들은 지난 21일 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혜원 검사 징계를 공개 요청했다.
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여성단체.
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여성단체.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여성단체들은 "피해자에게 폭력적 2차가해를 일삼은 진 검사의 악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직무 관련 여부에 상관없이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할 경우 징계사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다는 검사징계법 2조 3호에 따라 진 검사의 징계를 요구했다.

이외에도 진혜원 검사는 보수 세력이 서울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체계를 마비시키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을 유도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배우 채시라를 닮았고 얼굴 크기가 CD 한 장 크기다" "가장 공정한 여성" 등의 평가를 내려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장진영 변호사는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고 위반하면 징계 사유가 된다"며 "아무리 여당 세상이라지만 현직 검사가 이 정도의 노골적 정치편향을 드러내면서도 자리를 지키는 경우는 없었다. 대체 법무부와 대검은 뭐하고 있나"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