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연구소장 등 17명 기소
제조·세정 등 첨단기술 빼돌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 등 1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2부(부장검사 조상원)는 26일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조 및 세정 관련 핵심 기술을 중국 반도체 경쟁업체에 유출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A사의 임직원들과 세메스의 전직 직원 등 총 17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는 영업 비밀 유출 사건과 정보 통신 범죄를 전담하는 부서다.

검찰은 A사 관계자들이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SK하이닉스의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반도체 제조 및 반도체 세정 레시피 등 첨단기술과 영업비밀을 국외에 누설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또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SK하이닉스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자회사 세메스 전직 직원 등으로부터 반도체 세정장비 관련 첨단기술을 취득해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세정장비 개발에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같은 기술 유출 사실을 국가정보원 산하 산업기밀보호센터로부터 전달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7월과 10월 무진전자를 압수수색한 이후 12월 무진전자 공장장을 구속 기소한 바 있다. HKMG는 D램 반도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도율이 높은 신소재를 사용한 최신 반도체 제조공정 기술이다. 반도체 세정 레시피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세정 단계에서 사용되는 화학 물질의 배합비, 분사 순서, 속도, 압력 등에 대한 기술이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양산 라인에서 수만 장 이상의 패턴 웨이퍼로 공정을 수행하고 이를 평가·보완해 획득한 기밀로 알려졌다.

전직 직원들로 인해 기술이 유출된 세메스는 국내 최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다. 연간 매출 규모가 2조원이다. 세계 최초로 액체와 기체의 중간 성질인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반도체 세정용 화학물질을 건조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임직원이 기술을 유출한 A사는 반도체 부품·장비업체로, 2019년 말 기준 매출 규모가 4000억원대에 달한다.

검찰은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된 HKMG 반도체 관련 기술은 10나노급 D램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기술로, 이번 수사로 해당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 초임계 세정장비의 중국 수출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며 “첨단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는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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