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기견보호서  '아지네마을' 에서 보호중인 유기견들. 보호소 제공

사설 유기견보호서 '아지네마을' 에서 보호중인 유기견들. 보호소 제공

사설유기동물보호소 '아지네마을'이 철거 위기에 놓였다. 아지네마을은 2015년 경기 김포 양촌읍 소재에 세워진 유기견보호소로 200여 마리의 유기견을 보호중이다.

24일 김포시청 및 김포읍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해당 시설을 대상으로 불법건축물 민원이 접수됐다. 읍사무소 관계자들은 "지난 18일 현장을 방문해 철거 및 이전 고지를 구두로 통보했고 시정명령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정수 소장(75)이 설립한 이 보호소는 박 소장 및 일반인들의 봉사와 지원으로 운영돼오다 2018년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됐다. 박 소장은 14년간 유기동물을 돌봐온 인물로 봉사이력을 인정받아 2018년 행정안전부 '대한민국국민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보호소측 "시설 철거되면 안락사뿐"
한 커뮤니티에 보호소 철거관련 도움을 요청하는 게시물이 올라와있다. 네이트판 캡쳐.

한 커뮤니티에 보호소 철거관련 도움을 요청하는 게시물이 올라와있다. 네이트판 캡쳐.

220여마리의 유기견을 보호중인 대전 유성구의 '시온쉼터'도 같은 문제를 겪고있다. 관할 지자체는 개발제한구역에서 ‘허가 없이 축사시설을 설치했다’는 이유로 2018년부터 보호소 측에 지속적인 철거 명령을 내려왔다.

이들 보호소 측은 철거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의 도움과 협조를 구하는 입장이다.

박정수 소장은 "이전 비용도 개인이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소음, 악취 등의 문제 때문에 사람들이 꺼려해 정말 외딴 곳이 아니면 옮길 곳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식용 목적으로 도살될 위기에서 구출된 대형견들이 대부분이라 입양도 안된다"며 "(시설이) 철거되면 200여 마리가 보내질 곳이 없어 안락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지자체 직영 및 민간위탁 동물보호소는 수용 후 약 15일이 지나도 주인이 데려가거나 입양되지 않으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안락사 시킬 수 있다. 유기동물이 늘어나면 관리가 어려워져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온쉼터 소장 오모씨는 “지자체 동물보호시설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개인의 후원, 봉사를 통해 사설 보호소를 운영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직접적인 도움을 주긴 어려워도 저렴하게 임차가 가능한 지역 내 대체부지를 찾아주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늘어나는 유기동물... 지자체 관리 강화해야
동물단체 및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지자체의 위탁보호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설보호소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유기동물이 늘어나는만큼 우선적으로 기존의 정부 직영 및 위탁 보호시설을 보완해야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설보호소 역시 검증과 관리를 통해 제대로 정착하고 관리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줘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안락사에 대한 거부감때문에 지자체 위탁 보호시설 대신 사설보호소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 (시설이) 포화상태가 되고 있다. 여력이 부족한 사설보호소에 동물이 계속 늘어나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결국 사회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의 서국화 공동대표는 "유기동물에 대한 보호의무가 지자체에 있으나 (유기동물이) 많아지면서 민간이 이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한정 사설보호소를 허용하기도 어렵겠지만 동물보호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시설 철거는 동물보호의무를 고려하지 못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한 동물보호가는 "열악한 사설보호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무분별하게 운영돼 여러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검증된 사설보호소 몇 곳에 지원을 강화해 제대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유실·유기동물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유기·유실동물은 지난해 12만 8678마리로 나타났다. 2016년 8만8557마리에서 매년 증가해 2019년에는 13만3505마리까지 증가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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