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싫지만 큰딸에게 동생 만들어 주고 싶어 해"
"버킷리스트 채워가듯 입양 결정했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양모가 탄 호송차가 법원을 빠져나가자 시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양모가 탄 호송차가 법원을 빠져나가자 시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대로 숨진 16개월 여아 정인이 양모 장모씨의 지인이 "(장씨가)첫째 돌보는 걸 본 사람들은 (입양을) 반대했음에도 장씨가 입양을 강행했다"고 증언했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 23일 밤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할 길'이라는 제목으로 정인이 사건의 후속편이 방송됐다.

방송에서 장씨의 지인은 "장씨는 임신이 싫고 아이가 싫다고 했다"면서도 "다만 큰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첫째 돌보는 걸 본 사람들은 (입양을) 반대했다"며 "(장씨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꿈이었다며 무슨 버킷리스트 채워가듯 그랬다"고 했다.

양부 안모씨는 "결혼 전부터 입양 얘기를 계속하고 마지막까지도 아내가 더 적극적이었다. 왜냐면 저희 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저는 사실 한두 번 정도 포기하자는 말을 했었는데 아내가 끝까지 그래도 우리 (입양 결정)한 거니까 같이 용기 내서 해보자고 저한테 용기를 북돋아 줬던 사람이다"라고 했다.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인이는 입양을 했다는 찬사를 얻기 위한 소모품이었다"며 "헌신적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삶을 산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기 때문에 입양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인이 양부모가 주택청약에서 다자녀 혜택을 받기 위해 아이를 입양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방송에 출연한 한 전문가는 "해당 아파트는 청약 대상이 아니고 채권 최고액을 받았으나 다자녀 혜택은 없었다"며 "다만 우대금리 0.3%를 받아 월 4만8500원 정도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모 장씨는 앞선 11일 자필로 작성한 두 장의 반성문에서 "훈육이라는 핑계로 짜증을 냈다. 다시 돌아가면 손찌검하지 않고 화도 안 내겠다"며 "아픈 줄 모르고 아이를 두고 나갔다 왔고, 회초리로 바닥을 치면서 겁을 줬다"고 했다.

이어 "정인이가 숨진 날은 왜 그렇게 짜증이 났던 건지 아이를 때리고 들고 흔들기까지 했다"며 "내가 죽고 정인이가 살아야 한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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