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 "무수한 고통을 참고 또 참으며 견뎌왔다"
노선영 "법적으로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은 정도였다"
평창올림픽 왕따 논란 당시 김보름(왼쪽)과 노선영 선수/사진=연합뉴스

평창올림픽 왕따 논란 당시 김보름(왼쪽)과 노선영 선수/사진=연합뉴스

2018 평창올림픽에서 '왕따 주행' 논란으로 큰 비난을 받았던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선수가 노선영 선수를 상대로 억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러한 가운데 노선영 선수가 "김보름의 허위 인터뷰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황순현 부장판사)는 20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두 선수는 출석하지 않고 양측 소송 대리인만 출석했다.

노선영 측 대리인은 "폭언과 폭행이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 판단을 따라야겠지만, 피고는 원고보다 한국체육대 4년 선배이고 법적으로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은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것(폭언)이 불법행위가 된다 해도 이미 2011년, 2013년, 2016년 일로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을 뿐 아니라 이 시점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실제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인지 대한빙상연맹이 원고 이름을 빌려서 대리로 진행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선영 측 대리인 "피고는 허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며 "원고의 인터뷰로 국민이 청와대에 청원을 하게 되고, 원고가 피고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심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 역시 원고의 허위 인터뷰로 정신적으로 고통받은 점을 고려해 반소를 제기할 것"이라고 언급해다.

이에 김보름 측 대리인은 "협회 차원의 소송이라는 등의 말을 삼가달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뒤 추가로 주장을 입증할 자료와 서면 등을 제출해달라고 당부하고 이날 재판을 마무리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3월 17일로 지정했다.

김보름은 소장을 통해 노선영의 허위 주장으로 공황장애 등을 겪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또 광고와 협찬 등이 끊기거나 계약이 무산되면서 경제적으로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보름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노선영, 김지우와 팀 추월 준준결승에 출전했다. 레이스 막판 팀워크가 깨지면서 마지막 주자인 노선영이 두 선수에 크게 뒤처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당시 경기 직후 김보름은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노선영)에서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며 동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으로 '왕따 주행' 논란을 일으키며 큰 질타를 받았다.

팀 추월은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기록이 인정된다. 경기 뒤 노선영은 올림픽을 마친 뒤 "김보름이 촌외에서 따로 훈련하는 특별 대우를 받았다"고 발언해 화제를 모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같은해 5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상대로 특별감사를 진행했고, 고의가 아니라고 발표했다.

이에 김보름은 2019년 1월 노선영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과 폭언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언론 인터뷰를 했다. 또한 SNS를 통해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수한 고통을 참고 또 참으며 견뎌왔다. 이제는 진실을 밝히고 싶다"며 "평창올림픽 당시 수많은 거짓말과 괴롭힘에 대해 노선영 선수의 대답을 듣고 싶다"며 노선영을 겨냥한 듯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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