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경태 전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딸을 대학원에 부정 입학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연세대 교수 2명이 구속 기로에 서게 됐다.

교수 측 변호인 "부정 청탁, 지시 받은 적 없다…채용 공정"

서울서부지법 권경선 영장전담 판사는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장모씨와 박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심문을 마치고 법원을 나온 교수 측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이 전 부총장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그 어떤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경태 전 부총장과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해당 지원자가 이 전 부총장의 딸인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제 의뢰인은 점수를 매기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 평가는 정상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교수는 오전 10시께 취재진을 피해 검찰청으로 연결된 별도의 통로로 법원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의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의 모습. 사진=뉴스1
앞서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명규)는 지난 18일 업무방해 혐의로 이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이경태 전 부총장의 딸 A씨가 2016년 연세대 경영학과 일반대학원 입학시험에 응시했을 때 시험 평가위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해 연세대 경영대 교수 10명을 입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태 전 부총장의 딸 A씨는 2016년 2학기 경영학과 일반대학원 입시에서 마케팅 전공 석사과정의 유일한 최종 합격자로 선발됐다. 그러나 교육부 감사를 통해 전형 과정에서의 의혹이 밝혀졌다.

교육부는 지난해 4월 이 대학의 평가위원 교수 6명이 2016년 A씨를 경영학과 일반대학원에 합격시키고자 주임교수와 짜고 지원자들의 구술시험 점수를 조작했다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부정 입학 관련자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A씨는 1차 서류평가에서 대학성적 등 정량평가가 이뤄진 서류 심사에서 지원자 16명 중 9등을 했으나, 이후 정성평가 방식의 구술시험에서 100점 만점을 받아 최종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만점을 받은 심사에서 서류 1, 2등 지원자들은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문을 마친 교수들은 현재 서울서부지검에서 대기 중이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