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 양의 묘지가 눈으로 덮여 있다.사진=연합뉴스
20일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양모 장씨는 지난해 6월 초순 정인양의 좌측 쇄골 부위를 때려 골절시켰다. 이 부상으로 정인양은 깁스를 하게 됐다.
어깨에 깁스를 한 상황이지만 학대는 계속됐다. 장씨는 정인양의 기저귀를 갈며 깁스를 하고 있던 정인양의 어깨를 강하게 밀쳤다. 이 충격으로 정인양은 '쿵'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며 뒤로 넘어졌다.

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체적 학대 외에 정서적 학대도 반복됐다. 장씨는 정인양이 양다리를 벌린 채 서있도록 강요했다. 정인양이 중심을 잡지 못해 넘어지면 같은 자세를 다시 취하도록 강요해 고통과 공포심을 일으킨 것으로 공소장에 기재됐다.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정인양이 타고 있던 유모차를 밀어 엘리베이터에 부딪히게 하고 목덜미나 손목을 잡고 짐을 나르듯 아이를 이동시키는 행동도 있었다.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양부 안모씨가 탄 차량이 나오자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씨 측은 지난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좌측 쇄골 골절과 우측 늑골 골절 등과 관련한 일부 학대 혐의를 인정했지만, 후두부와 우측 자골 손상과 관련된 학대 혐의는 기억에 없다고 부인했다.
직접적인 사망의 원인이 된 '등 쪽 충격'에 대해서도 장씨 측은 "아이가 밥을 먹지 않자 화가 나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가슴 수술 후유증으로 떨어뜨린 사실이 있다"면서도 "장기가 훼손될 정도로 강한 둔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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