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산하 지방변호사회 중 최대 규모인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오는 25일 새 수장을 뽑는 선거를 치룬다. 제 96대 서울변호사회장 선거에는 기호 순으로 박종우(사법연수원 33기), 김정욱(변호사시험 2회), 윤성철(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가 입후보했다. 후보자 선거운동은 24일까지며, 22일 서울 내 9곳에선 조기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각축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경제신문이 각 후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순서는 후보자 기호를 고려했다.

김정욱 후보자는 ‘직역수호 끝판왕’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한국법조인협회 회장, 직역수호변호사단 상임대표 등을 지낸 그는 “걸어온 길을 보면 그 사람이 갈 길도 알 수 있다”며 “직역수호를 넘어 직역확대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후보인데다 나이도 40대 초반으로 가장 젊다.
[서울변회장 후보자 인터뷰] 김정욱 "걸어온 길 보면, 내가 직역수호 적임자"

▶유일한 로스쿨 출신 후보십니다. 또 가장 젊으십니다.

“청년 변호사들의 위기감과 애로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2015년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를 설립했습니다. 직역수호 등 로스쿨 변호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정착을 돕기 위한 활동에 매진했죠. 청년 대표 몫으로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도 지냈습니다. 직역수호가 법조계 최대 화두가 될 정도로 위기상황에선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직역수호의 끝판왕’이라고 본인을 표현했던데, 직역수호는 다른 후보들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걸어온 길을 보면 그 사람이 갈 길도 알 수 있습니다. 말로만 ‘하겠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죠. 일회성으로 성명서 내고 직역수호 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결실을 얻기 위해 전략을 짜고 단계를 밟았으며 성과도 거뒀습니다.”

▶김 후보의 ‘행동력’을 보여줄 만한 사례는 무엇이 있나요?

“시민단체와 연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입법화를 성공시켰습니다. 징벌적 손배제는 소비자의 권익 보호가 강화될 뿐 아니라, 변호사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네이버 엑스퍼트'와 '로톡' 등 법률 플랫폼도 제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이후 네이버 엑스퍼트가 수수료율을 5.5%에서 1.6%로 낮추는 성과가 나타났죠.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네이버 엑스퍼트를 고발해 달라고 진정을 넣었지만, 서울회는 1년 가까이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단순히 성명서만 내고, 국회에 가서 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회장이 되지 않겠습니다.”

▶직역수호를 하려면 입법 대응이 중요할 텐데, 국민적 공감을 얻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무턱대고 싸우는게 아니라 전략이 필요합니다. 가령 법조계에선 대한법률구조공단(법구공)이 무료 변론을 제공하는 범위를 줄여, 변호사 시장의 ‘일거리’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한법협 활동 시절 법구공의 구조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중위소득 125% 이하가 구조범위에 포함돼 월소득 558만원의 중산층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농협·축협 회원이라면 재산이 몇십억 돼도 구조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후 ‘무제한 구조’ 방침을 철폐시켰습니다. 직역수호가 변호사들의 ‘밥그릇 지키기’가 아니라 국민들을 위한 변화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하겠습니다.”

▶로스쿨 출신이 아닌 기성 변호사들의 지지는 약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변호사 시장 불황의 여파가 기성 변호사들에게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직역수호는 변호사들 공통의 이슈입니다.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들도 저를 가장 많이 지지하고 계십니다. 각 후보들마다 지지자들이 모인 SNS ‘단톡방’을 운영 중인데, 저를 지지해 주시는 단톡방에 연수원 출신 변호사들이 400분 이상 참여하고 계십니다.”

▶송무 업무를 주로 하는 변호사들을 위한 공약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차원에서 변호사 배상책임 보험을 지원하려 합니다. 변호사들이 업무를 하다가 실수를 해 소송사고를 낼 수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변호사들이 있지만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회 회원이 2만명이 넘고 송무를 하시는 변호사들도 1만명 수준입니다. 단체가입을 하면 저렴한 가격에 혜택을 넓힐 수 있습니다.”

▶지역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으로서 ‘법치주의 위기’ 등 이슈에 목소리를 적극 내실 계획인가요?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의견을 내야할 때 당연히 낼 것입니다. 다만 성명서 등이 남발되면 안되다고 생각합니다. 무게감도 떨어지죠. 무엇보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정치적 중립성을 잃으면 안됩니다. 전임 회장들은 저마다 정치적 색깔이 있다고 평가받기도 했는데, 저는 정치적으로 완전 중립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십시오.

“제가 서울지방변호사회장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두분 후보도 훌륭한 분들이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들이 있습니다. 박종우 후보는 서울지방변호사회장으로 재직하며 두 군데서 사외이사를 하고, 상장사 감사까지 했습니다.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성철 후보는 그동안 직역수호 이슈에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서울변회장 후보자 인터뷰] 김정욱 "걸어온 길 보면, 내가 직역수호 적임자"
김정욱 변호사 약력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졸업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제2회 변호사시험 합격
-한국법조인협회 초대 회장(2015)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문위원(2016)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 전문위원(2018)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2017)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2019)
-現 대한변협 총회 사무총장
-現 직역수호변호사단 상임대표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