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은 형 확정된 뒤 박근혜 전 대통령 등과 연계될 가능성
가석방 대상은 실제 형집행률 70~80% 이상

김기식 전 금감원장 SNS에
"올해 가석방 염두에 둔 판결" 주장
일각서 제기된 이재용 사면·가석방 요구…실제 가능할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가운데, 일각에선 이 부회장을 사면이나 가석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이재용 삼성 총수의 사면·석방을 청원합니다’란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부회장이 재수감된 전날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1절 특별 사면을 요구합니다’란 글이 게시됐다.
사면과 석방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형 확정돼야 사면 가능
먼저 사면은 형이 확정돼야 한다. 아직 이 부회장 측이나 특별검사 측에서 재상고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양측 모두 재상고할 가능성이 적어, 2년6개월 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형사소송법에선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 에 대해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 측은 감형을 받은 것이어서 “형량이 너무 가중하다”는 이유로, 대법원의 판단을 재차 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 법률, 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었다’는 이유로 재상고장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는 동안 위법이 있었다는 주장을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재상고심이 열리더라도 이미 이 부회장의 구체적 혐의에 대해 대법원의 판단이 한 차례 나온 만큼, 결과가 뒤바뀌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특별검사 측은 전날 “주요 피고인들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은 대법원 판결 취지를 감안한 선고라고 판단된다”며 “이로써 ‘정유라 승마 영재센터 지원 뇌물 사건’의 유무죄 판단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특검 측도 재상고 의사를 아직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전날 입장문을 감안할 때 재상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과 특검 양측 모두 재상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파기환송심 형이 확정되는 셈이라 사면 요건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에 대해선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문 대통령이 전날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고 발언한 것도, 이 부회장의 사면 가능성을 줄인다는 평가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된다면, 그와 공모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 부회장도 사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가석방 요건은 충족하지만...
가석방은 형법에 따라 형기의 3분의 1을 채운 수형자가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미 353일 동안 수감생활을 한 바 있다. 전체 형량의 40% 가량을 이미 채워, 가석방의 형식적 요건은 갖춘 셈이다.

다만 실무적으로 봤을 때, 형집행률이 70~80% 정도 되는 수형자들이 가석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례상 형집행률이 40% 정도밖에 안되는 이 부회장이 곧바로 가석방되긴 쉽지 않다.

기업인 가운데 횡령 등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받은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이 2016년 7월 가석방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당시 최 부회장의 형집행률은 92% 수준이었다. 이를 감안할 때 이 부회장이 만약 가석방 되더라도, 올 연말 정도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참여연대 출신인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SNS에 “징역 2년6개월은, 집행유예 선고 시 직면할 국민적 비판을 피하면서도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가석방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준 판결”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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