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폐기하거나 잃어버렸다 진술…"강제수사 시기 놓쳐"
김봉현 '술접대 의혹' 참석자들, 압수수색 전 휴대전화 폐기

'검사 술접대 의혹'에 연루된 변호사와 검사들이 의혹 폭로 이후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혐의(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검찰 전관 A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17일께 서울 양재천 부근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을 검찰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날은 김 전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강남 청담동 룸살롱에서 1천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다음 날이었다.

함께 기소된 B 검사 역시 17일 휴대폰을 교체했다.

그는 "김봉현의 폭로 이후 전화가 수십 통이 왔고, 그 전화를 받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떨어져 휴대폰이 깨졌다"고 검찰에 설명했다.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관련 자료를 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그냥 짜증이 나서 버렸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이 술자리 참석자로 지목한 다른 검사 2명 역시 의혹이 불거진 이후 각각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 메신저를 대화 내역을 삭제하고, 업무용 컴퓨터를 교체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들의 휴대전화 교체는 검찰의 압수수색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 측은 "의혹 제기 이후 즉각적인 강제수사에 나섰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쳤다"며 "검찰이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한 증거를 스스로 인멸한 경우 죄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증거인멸 우려'는 형사소송법상 규정된 세 가지 구속 사유 중 하나다.

김봉현 '술접대 의혹' 참석자들, 압수수색 전 휴대전화 폐기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의 폭로 이후 전담 수사팀을 꾸려 진상 규명에 착수했고, 2019년 7월 18일 서울 강남 한 유흥주점에서 검사 3명을 상대로 한 술 접대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수사팀은 100만원 이상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된 A 변호사와 B 검사를 기소했다.

향응 금액이 100만원 이하로 조사된 다른 검사들에 대해서는 감찰이 진행 중이다.

한편 19일로 예정됐던 A 변호사 등의 첫 공판 기일은 피고인 측의 기일 변경 신청으로 인해 3월로 연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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