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도 오지 말라니…" 코로나19가 만든 '랜선 졸업식'
“중학교 다니는 딸이 어제 랜선 졸업식을 했어요. 평소엔 그러려니 했는데 졸업장 받으러 갈 때도 학부모는 학교에 오지 말라니 참 속상하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전국 학교들이 비대면 졸업식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학부모들은 “코로나19가 바꾼 졸업식 풍경이 야속하기만 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들은 이달부터 다음달 첫 주까지 졸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당국이 코로나19 전파 차단을 위해 졸업식 행사를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하거나, 학부모 참석을 자제하도록 하면서 대부분의 학교들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사용한 ‘랜선 졸업식’ 또는 졸업장만 받고 귀가하는 ‘드라이브스루’, '워킹스루' 졸업식을 택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학교 출입을 전면 통제하면서 졸업장과 상장만 택배로 보내는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비대면 졸업식에 학생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7일 고교를 졸업한 김 모양(18)은 “화상 졸업식을 하고 오후에 졸업장만 받으러 학교에 갔는데 부모님은 교실에도 들어오시지 못해 속상했다”고 했다. 또 다른 졸업생 최 모 군(18)은 “졸업장마저 택배로 보내는 100% 비대면 졸업식을 진행하다보니 친구들 얼굴을 보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고 말했다.

서울 주요 대학들도 오는 2월 졸업식을 앞두고 대부분 비대면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한양대 관계자는 “비대면 상황에 맞게 온라인 방식의 졸업식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감염병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 이상 올해도 비대면 졸업식을 치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졸업식 특수가 사라진 화훼농가들은 재배한 꽃들을 폐기하거나 업종을 전환하는 고육지책을 택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부산·경남·광주 등 4개 화훼공판장에서 유통된 절화(折花)류 거래액은 80억5738만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8.7% 감소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