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모 측 "때리긴 했지만 살해 고의 없었다"
양부모 혐의 대부분 부인
재판 끝난 후 도망치듯 현장 빠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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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를 숨지게 한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법원 앞에 정인이 양부모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몰려들어 큰 혼잡을 빚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13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으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부 안모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부터 시작된 양부모의 첫 재판은 한시간여 뒤인 11시30분쯤 마쳤다. 재판이 끝난 후 양부는 자차로, 양모는 호송 차량으로 도망치듯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양부모 측 변호인은 장씨가 정인양을 상습 학대했다는 혐의에 대해 "양육 과정에서 육아 스트레스로 정서적 학대 사실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지속적이지 않고 화가 났을 때 간헐적으로 있었던 일"이라며 "심지어 학대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사망 당일) 정인양이 밥을 먹지 않아 그날따라 더 화가 나서 평상시보다 좀 더 세게 누워 있는 정인양의 배와 등을 손으로 때리거나 떨어뜨린 사실이 있지만, 췌장이 끊어질 정도로 강한 근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면서 "일부 폭행 또는 과실로 인한 행위와 사망에 인과관계가 있을 순 있지만, 고의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주위적으로 살인, 예비적으로 아동학대 치사로 바꾸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법원 앞으로 몰려든 시위대는 정인이 양모는 물론 양부의 살인죄 적용도 촉구했다. 일부 시위대는 "(양부를 보면) 죽여버리겠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양모는 법정구속됐지만 양부는 불구속 상태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양부는 전날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신변보호 조치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부 안씨는 이날 법원 업무 시작 전 취재진과 시위대를 피해 법원에 미리 도착했다. 재판이 끝난 후엔 법원 측 신변보호를 받으며 외제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시위대는 안씨가 탄 차량을 막아서고 발길질 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시위대는 양모가 탄 호송차에도 눈덩이를 던지며 거칠게 항의했다.


재판에서는 기존 공소사실 요지에는 담기지 않았던 새로운 학대 정황도 나왔다. 검찰은 "(양부모들이) 피해자(정인이)에게 양 다리를 벌려 지탱하도록 강요했다. 피해자가 울먹이며 다리 벌려를 지탱하고 있다가 넘어졌는데도 같은 행위를 강요해서 공포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또 "입양모는 5회에 걸쳐 정서적인 학대를 했다"며 "함께 밀착 생활하는 정인이가 자신의 몸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보호 조치를 해야 하는데도 외출해 3시간24분동안 혼자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정인이 양모를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양부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해 이날 첫 재판이 열렸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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