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경기도가 인천시와는 별도로 자체 쓰레기 매립지를 마련하기 위해 수도권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연다. 인천시가 현재 수도권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2025년 이후 중단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인데, 마땅한 부지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 난항이 예상된다. 인천의 ‘쓰레기 독립’ 선언에 난감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와 경기도, 환경부는 29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통해 대체 매립지 공모를 위한 사전 간담회를 연다. 정식 공모 전 신청하는 지역에 주어지는 인센티브와 친환경 매립지 조성 및 운영 방안 등을 설명하겠다는 취지다. 간담회는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열린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지 선정이 시급해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서울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10월 ‘쓰레기 독립’을 선언하면서다.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 환경부 등 4자 협의체는 인천 오류동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기한을 2025년까지 연장하기로 2015년 합의하면서, 사용 종료 때까지 대체 매립지를 찾지 못할 경우 잔여 부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그러나 인천시는 이 같은 단서 조항을 믿고 서울시와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매립지 선정에 나서지 않는다며 2025년 이후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천시는 영흥도에 별도의 쓰레기 처리시설을 마련하고 경기도와 서울시의 쓰레기는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방침이다.서울시와 경기도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대체 매립지를 ‘찾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시 등은 “인천시가 갑작스럽게 합의를 깨면 2026년부터 당장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서울시는 지난해 하루 평균 950t(하루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약 10%)의 일반쓰레기를 수도권매립지로 보내 처리했다. 서울에는 시가 운영하는 네 곳의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이 있지만 이미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운영 중이다.인천시 관계자는 “2010년 민선 5기 때부터 경기도와 서울시에 대체 매립지를 마련하라고 요구했으니 거의 10년이 됐다”며 “지역 민원과 환경 문제 등을 감안할 때 각자 쓰레기는 알아서 처리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추가 소각장 설치도 쉽지 않아서울시는 자체적으로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추가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입지후보지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8월까지 최종 입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네 곳의 광역자원회수시설이 하루 평균 2200여t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두 곳을 추가 건립해야 수도권매립지에 쓰레기를 보내지 않고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혐오시설인 광역자원회수시설 설립 추진에 힘이 실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촉박한 시간도 문제다. 통상 모든 행정절차가 마무리되고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짓는 데만 30개월이 걸린다. 2년 반 안에 입지 선정부터 주민 의견 수렴 등 관련 절차를 모두 마무리해야 5년 뒤 소각장 추가 가동이 가능하다는 얘기다.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산업이 성장하면서 생활쓰레기 배출은 계속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니콜라가 미 쓰레기 수거업체 리퍼블릭 서비시스와 납품계약을 취소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하면서 주가가 10% 폭락했다.니콜라는 전날보다 1.80달러(10.70%) 급락한 15.03달러에 장을 마쳤다. 애리조나주의 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 업체인 리퍼블릭 서비시즈(이하 리퍼블릭)의 쓰레기 트럭 주문이 종료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니콜라는 리퍼블릭과 쓰레기 트럭 개발에 관한 협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니콜라는 "양사는 다양한 새 기술과 디자인 콘셉트를 결합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개발 기간과 예상치 못한 비용이 든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협업 중단을 발표했다.리퍼블릭은 지난 8월 쓰레기 수거와 재활용을 위한 '배출가스 제로' 트럭 개발을 위해 니콜라와 협업했다. 최소 2500대에서 최대 5000대의 쓰레기 트럭을 구매를 계약했다.'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니콜라의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9월 말 공매도업체(주가 하락 시 이익이 발생하는 투자 방식)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의 사기 의혹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한 후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 논란으로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이사회 의장도 사임했다.급기야 지난달 30일엔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니콜라 지분 11% 취득과 픽업트럭 공동 개발 계획을 취소했다. 배터리 시스템과 연료전지 기술만 니콜라에 제공하기로 양사 파트너십 계약을 대폭 축소했다.니콜라는 내년부터 세미트럭 '트레'를 미국에서 고객들에게 인도를 시작하고, 첫 번째 상업용 수소연료 충전소를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생태계는 식물과 같은 생산자, 동물이 주축인 소비자, 그리고 곰팡이나 미생물과 같은 분해자, 이렇게 세 그룹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다. 생성되고 소비하고 소멸되는 것이다.인간 세상도 마찬가지다. 생산을 맡은 기업이 있고 또 소비를 맡은 가계가 있다. 당연히 분해자도 필요하다. 현대 인류 문명에서 곰팡이와 미생물의 역할은 아무래도 쓰레기 처리 시설에 돌아갈 것 같다. 쓰레기 소각장은 현대 산 업사회가 창조한 거대한 미생물인 셈이다.예나 지금이나 쓰레기 소각장은 님비(NIMBY: 주민 기피시설) 시설이다. 지저분하고 냄새도 심하다. 쓰레기를 태울 땐 중금속, 미세먼지, 환경 호르몬 등도 많이 발생한다. 그중 특히 문제가 됐던 게 유독성 발암 물질로 유명세를 치른 다이옥신이다. 청산가리 독성의 1만 배에 달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며 한때 무척 시끄러웠다. 쓰레기 소각과 다이옥신 공포다이옥신은 산소, 수소, 염소, 탄소로 구성된 유기 화합물이다. 이들 네 개 원소를 포함한 물질을 수백 도의 온도에 노출시키면 다이옥신이 생긴다고 한다. 문제는 자연계에서 볼 수 있는 웬만한 물질은 산소, 수소, 염소, 탄소를 다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굳이 쓰레기가 아니라도 뭘 태우든 다이옥신은 생성된다. 다소 거북한 말이지만 화장장에서 인체를 태워도 다이옥신은 발생한다. 흔히 담배를 두고 몸에 해롭다고 하는데,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이 다이옥신 탓이다. 담배를 피우려면 일단 불을 붙여 태워야 하기 때문이다. 산불이 났을 때도 다이옥신은 발생한다. 실제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이옥신의 상당량은 산불에 의한 걸로 추정되고 있다.오늘날 다이옥신이 가진 악명은 미군이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한 고엽제에 다이옥신 성분이 포함돼 있었던 데에서 비롯한다. 고엽제는 밀림 제거를 목적으로 한 제초제였기에 인체에 해로운 다이옥신을 쓸 이유가 없었다. 다만 고엽제의 제조 과정에서 다이옥신이 불순물의 하나로 생성됐다고 한다.다이옥신은 이름 때문에 인간이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적인 화합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래전 태초부터 자연계에 존재해 온 물질이다. 앞서 말했듯 당장 산불 때문에라도 다이옥신은 발생한다. 그래서 사람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식물은 다이옥신에 어느 정도 저항력을 갖게끔 진화돼 있다. 다이옥신이 누리는 대단한 악명에 비해 실제 그로 인한 사망자는 수십 년간 단 한 명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게 그 증거다. 쓰레기 소각장의 진화하지만 다이옥신에 대한 공포가 과장된 게 사실이라고 해서 이미 대중의 뇌리에 박힌 다이옥신 공포를 없애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차라리 다이옥신 자체를 배출하지 않게끔 쓰레기 처리 기술을 발전시키는 게 더 쉬운 길일 수 있다.실제로 과거의 쓰레기 소각장은 ‘다이옥신 배출장’이란 오명으로 불렸다.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요즘엔 소각로 정화 기술이 발달해 소각장 부근의 다이옥신 농도나 보통의 자연환경에서의 다이옥신 농도나 별 차이가 없다. 이미 말했지만 뭔가를 태우면 다이옥신은 반드시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나오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만큼 다이옥신이 이 세상에서 없어진 것과 다름없다. 말하자면 일종의 기회 이익인 셈이다. 실제로 요즘 쓰레기 처리 업계에선 이제 쓰레기 소각장은 다이옥신 소각장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더구나 요즘 건설되는 쓰레기 소각장은 깨끗하게 쓰레기를 태우는 일은 물론 비록 적지만 전기까지 생산한다. 쓰레기를 소각한 열과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소각장 인근의 지역 가구에 싸게 공급한다. 쓰레기 중 일부가 전기로 다시 이용되는 것이다.현대 산업 사회에서 쓰레기가 느는 걸 피하긴 어렵다. 쓰레기는 현대인들이 누리는 높은 삶의 질에서 나오는 당연한 파생물이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1인당 배출하는 쓰레기도 함께 늘어난다. 그런데 몇몇 환경 운동가는 그런 현대인들을 향해 죄책감을 가지길 강요한다. 편한 삶을 누리는 대가로 지구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식으로 비난한다.그렇다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고도의 문명과 편리한 삶을 포기하는 게 옳은 일일까? 과거의 불편한 삶으로 돌아가는 데 동의할 현대인들은 또 얼마나 될까? 그보단 문명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면서 동시에 쓰레기 처리 기술이나 쓰레기 재활용 기술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게 현명한 길이 아닐까? 오늘날 다이옥신 발생을 억제하는 최신의 쓰레기 처리 기술은 환경주의자들이 제안하는 금욕적 방법이 아닌, 과학 기술을 믿고 거기에 투자해 온 과학자와 기업가들의 진취적 해결책에서 나왔음을 명심해야 한다. √ 기억해주세요 요즘엔 소각로 정화 기술이 발달해 소각장 부근의 다이옥신 농도나 보통의 자연환경에서의 다이옥신 농도나 별 차이가 없다. 오늘날 다이옥신 발생을 억제하는 최신의 쓰레기 처리 기술은 환경주의자들이 제안하는 금욕적 방법이 아닌, 과학 기술을 믿고 거기에 투자해 온 과학자와 기업가들의 진취적 해결책에서 나왔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