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 조동욱 교수, 청각장애 기타리스트와 '오버컴 브롬' 활동
서정적 화음으로 위안 선물…"백 마디 말보다 노래 한 곡이 더 감동"

"경제적이나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누군가 항상 뒤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걸요.

"
'노래하는 교수'로 불리는 충북도립대 조동욱(62·스마트헬스케어과) 교수가 기타 반주에 맞춰 마이크를 잡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명료했다.

어린 시절 앓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보행장애가 있는 그는 "장애인의 삶 자체가 역경의 연속이기에 타인의 어려움과 상처를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눔동행] '장애 뛰어넘은 하모니' 전자공학 교수의 희망노래

그는 음악과 거리가 먼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지금도 대학 안에 생체신호 분석연구실을 개설운영하면서 목소리나 안색 등 생체신호를 분석해 건강 상태와 감정 등을 확인하는 연구를 한다.

그는 목소리가 보내는 생체신호를 연구한 다수의 논문을 SCI·KCI급 논문지에 게재한 음성 분석 전문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활발한 연구 활동으로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후가 발행하는 '후즈후 인더월드'에 2018년 이후 4년 연속 등재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몇 해 전부터 마이크 앞에 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성악가인 아내 도움도 있었지만, 청각장애 기타리스트 이상권(50)씨를 만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2018년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희망얼굴'이라는 봉사단체를 결성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릴레이 강연하는 '희망학교'를 운영했다.

이곳에서 기타리스트 이씨를 만났고, 즉석에서 '오버컴 브롬'이라는 팀을 결성했다.

조 교수는 "수영장에 가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지 못해 항상 마음이 아팠다"며 "그러다가 문득 수영장조차 올 수 없는 이웃들을 생각했고, 내가 누리는 호사를 주변과 나누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마음이 통했고, 즉석에서 화음도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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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명 '오버컴 브롬'은 극복하다는 의미의 '오버컴'(Overcome)과 히말라야 산봉우리를 뜻하는 '브롬'(Brum)이 합쳐진 이름이다.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하모니 속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후 두 사람은 성안길 촛불집회, 산남동 구룡산 지키기 집회 등 위로나 힘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다니면서 노래 불렀다.

히말라야 등반 도중 숨진 청주 직지원정대원을 추모하는 음악회 무대에도 올라 추모사업 기금을 모금했다.

둘의 무대는 서정적인 멜로디의 동요나 가요, 팝송 등으로 꾸며진다.

조 교수는 "노래를 듣다가 감정에 북받쳐 눈물 흘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며 "잔잔한 멜로디와 정제된 가사에 이끌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는 게 노래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곡의 하모니가 전달하는 감동과 위안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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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무대공연이 어렵게 되자 지난 3월부터 유튜브 채널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는 녹화한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공유하는 과정이 간단치 않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즐겁기만 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조 교수는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노래 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내 노래를 듣고 위안받는 사람이 있는 한 기꺼이 노래 부르겠다"며 "함께 울고 웃는 감정을 공유한다는 게 누구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고, 위로"라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이웃을 위해 유튜브 채널을 꾸민다"며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돼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일상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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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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