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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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상담을 빌미로 자신이 가르치던 미성년 제자를 집으로 유인한 뒤 성폭행한 태권도부 감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유랑)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 혐의로 기소된 A씨(36)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또 280시간의 사회봉사와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5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제한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2월17일 밤 자신의 집에서 제자 B양(17)을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양에게 "진로 고민에 대해 상담해주겠다"며 같이 자신의 집에 가자고 제안했다. A씨는 B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고자 B양 휴대폰을 가지고 귀가했다.

결국 B양은 A씨의 집에 갔고 진로 상담을 하다 같이 술을 마셨다. 이후 B양이 집에 가려고 하자 A씨는 "어머니에게 연락해뒀으니 자고 가라"며 거짓말했다. 이에 속은 B양은 곧 잠이 들었고 그 틈을 노려 A씨는 B양을 성폭행했다.

당시 A씨는 해당 고등학교 운동부 감독 부재로 감독 대행업무를 수행하면서 운동부 학생들의 시합출전, 선수선발 등 선수훈련 전반에 관한 사항과 대학진학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였다.

B양은 A씨가 학교 코치로 근무할 때부터 지도를 받아 A씨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었고 향후 대학 진학에 있어 A씨 추천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 대항하기 힘든 상황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B양은 잠을 자던 중 A씨가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에 놀랐으나 무서워 거부하지 못하고 자는 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자신의 주거지로 데려가 위력으로 피해자를 간음한 것으로 그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 당한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굴욕감 내지 불쾌감과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 뉘우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 측과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 및 피해자 부모 명의의 처벌불원서가 수사기관에 제출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