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같으면 대목으로 불렸던 연말 쇼핑가와 식당가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인해 한산하다.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예년 같으면 대목으로 불렸던 연말 쇼핑가와 식당가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인해 한산하다.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단계를 2주 더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적용해왔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처를 전국으로 확대해 방역 조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다만 수도권 지역 학원 및 교습소, 전국의 스키장 등은 인원과 운영 시간 등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동창회·계모임 안돼요"…결혼식·장례식 등은 예외적 허용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 단계별 조처와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을 오는 17일까지 연장 시행한다. 연일 10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 수를 최대한 줄여 더 큰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우선 이날부터 5명 이상의 각종 사적 모임은 금지됐다. 기존에는 확산세가 거센 수도권에서만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했으나 최근 들어 전국 곳곳에서 일상 속 감염이 잇따르면서 이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직장 동료들이 함께 식당에서 점심·저녁 식사를 하는 것을 포함한 회식, 동창회, 동호회, 계모임, 집들이, 신년회, 온라인 카페 정기 모임 등은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된다.

다만 거주 공간이 같은 가족이 모이거나 아동·노인·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 또 임종 가능성이 있어 가족 등이 모이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다중이용시설에서 일하는 종사자 등도 제외된다.

결혼식, 장례식, 각종 시험 등도 예외적으로 허용되지만 인원 수는 2.5단계 지역에서는 50인 미만, 2단계 지역에서는 100인 미만으로 제한된다.

이번 조처로 전국 식당에서도 4명까지만 예약이 가능하다. 만약 5명이 만나 2명과 3명으로 나눠 앉아 식사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5명이 모인 것으로 간주해 허용되지 않는다.

수도권 학원과 교습소는 9명 이하로 운영 가능

행사나 파티 등을 제한하는 조처도 2주 연장된다. 호텔, 리조트, 게스트하우스 등 전국의 숙박 시설은 전체 객실 수의 3분의 2 이내에서만 예약을 받을 수 있으며 객실 내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숙박이 불가능하다.

숙박시설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나 파티는 금지되며 전국의 '파티룸' 역시 당분간 운영이 금지된다. 종교시설에 대해서는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른 조처를 전국적으로 확대 적용해 정규예배, 미사, 법회, 시일식 등은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 종교시설 주관의 모임이나 식사는 금지된다.

다만 정부는 스키장과 학원 등 일부 시설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의 스키장 등 겨울 스포츠시설은 운영을 허용하되 수용 인원을 3분의 1 이내로 제한하고, 오후 9시 이후에는 문을 닫도록 하는 조건이다.

장비 대여 시설이나 탈의실은 운영할 수 있지만 스키장 내에 위치한 식당, 카페, 오락실, 노래방 등은 기존처럼 집합 금지 조처가 지속된다.

수도권의 학원과 교습소 역시 다시 문을 열 수 있다.

정부는 방학 중 돌봄 공백 문제 등을 고려해 같은 시간대 교습 인원이 9명까지라면 방역수칙을 지키는 전제하에 운영을 허용했다. 유아나 어린아이들이 다니는 태권도 학원, 발레 학원 등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밀폐형 야외 스크린 골프장 금지…취식 사례 많아

2.5단계 연장 조치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유흥시설 5종,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실내체육시설 등에 내려진 '집합 금지' 조처는 그대로 이어진다.

헬스장과 수영장 등 실내체육시설도 2주 더 문을 닫아야 한다. 목욕장업의 사우나, 찜질 시설은 운영할 수 없고 영화관, PC방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수도권의 밀폐형 야외 스크린골프장에 대해서는 운영을 금지토록 조치를 추가했다. 야외 스크린 골프장에서 취식하면서 모임을 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역시 2단계 조처가 연장되면서 일부 시설·업종의 영업은 계속 금지 또는 제한된다.

유흥시설 5종의 영업이 중단되고 노래연습장과 실내 스탠딩 공연장,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 홍보관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할 수 없다. 아파트 내 편의시설과 주민센터의 문화·교육 강좌 운영은 수도권과 마찬가지다.

이번 조처는 지방자치단체 자체적으로 완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강화하는 것만 가능하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