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휩쓸었던 2020년. 코로나19는 국내외 경제·정치·사회뿐 아니라 채용시장에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각종 채용시험이 취소·연기되는가 하면, '언택트(비대면) 채용'이 유행어가 됐습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수시채용 바람으로 신입채용시장은 더욱 위축됐죠. 올해 취업시장 10대뉴스를 정리했습니다.
◆국가공무원 시험 연기·연기
코로나19는 공무원시험도 연기시켰다. 올해 2월 25일 오후 3시 인사혁신처는 갑자기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나흘앞으로 다가온 국가공무원 5급 공채·외교관후보자 선발 1차 시험을 잠정 연기한다는 내용이었다. 1949년 국가공무원 공채 후 71년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5급 공채 연기에 따라 7급,9급 공채시험을 비롯해 입법고시, 경찰공무원시험 등 모든 공무원시험이 줄줄이 연기됐다. 공무원시험 뿐아니라 변리사 등 전문 자격증시험, 대기업 대졸 공채 일정 등도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코로나19로 모든 기업들은 채용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지난 10월 신입사원을 뽑은 게임기업 엔씨소프트가 유튜브를 통한 채용설명회를 하고 있다.
◆채용설명회·박람회도 '언택트'
기업들은 구직자들의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모든 채용절차를 '비대면(언택트)'로 바꿨다. 채용설명회도 언택트였다. 각 대학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면서 기업들은 채용설명회도 온라인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SK그룹은 상반기 대졸공채를 앞두고 각 계열사 인사담당자들이 스튜디오에서 사전 촬영을 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방영했다. 삼성전자, 포스코, 롯데 등 상반기 채용을 진행했던 기업들도 모두 유튜브용 영상을 제작했다. 채용설명회 뿐아니라 채용박람회도 온라인이 대세가 됐다. 하반기 본격적인 공채시즌에도 모든 채용설명회가 언택트였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AI를 통한 채용을 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마이다스인 제공
◆AI역량검사 700곳 잇단 도입
AI채용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활용이 많이 된 해였다. 현대모비스, 현대케피코, 현대카드, GS리테일, GS글로벌, 카카오, 아모레퍼시픽, 동원 등 그동안 자체 채용시스템 대신 AI역량검사를 잇따라 도입했다. 마이다스인에서 개발한 AI역량검사는 △사전 PC셋팅 △기본질문 △역량게임 △상황질문 △최종제출 등 모두 5단계로 이뤄져 있다. 검사시간은 보통 60~70분이다. 도입 기업이 늘면서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는 'AI채용 합격법' 등이 나돌기도 했다. AI역량검사를 개발한 마이다스인 측은 "평소 대면 면접을 보는 마음가짐과 태도로 AI면접을 보는 것이 합격 비결"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올 상,하반기 대졸신입사원 공채때 GSAT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삼성의 영향으로 LG그룹도 인적성검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한경DB
◆삼성 GSAT도 온라인으로
삼성은 지난 5월30~31일 이틀간 처음으로 온라인 G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실시했다. 삼성측은 "그동안 대규모 현장 시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온라인 시험방식을 준비해 왔다"며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온라인 GSAT를 전격실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응시자들에게 △응시자 유의사항 △휴대전화 거치대 △개인정보보호용 커버 등을 담은 응시자 키트를 우편 발송하고, 시험 약 1주일 전 예비소집을 통해 시스템을 사전에 점검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부정행위방지를 위해 부정행위 적발자에게는 5년간 향후 응시기회를 박탈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삼성이 온라인 시험을 도입하자 LG도 하반기부터 온라인으로 입사시험을 실시했다. 삼성과 LG는 시험과목도 두과목으로 줄이고 시험시간도 60분으로 단축했다.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자 수시채용과 채용형 인턴을 통해 뽑는 비율이 높아졌다. 수시채용을 선언한 SK그룹은 내년에는 전체 채용의 70%를 수시채용으로 뽑기로 했다. 지난 10월25일 실시한 SK그룹 인적성시험장에 들어가기 위해 수험생들이 긴 줄을 섰다.
◆수시채용+채용형인턴 확산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도입한 수시채용 바람이 거셌다. KT도 올초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통해 뽑기로 하겠다고 발표했고, SK그룹 관계자는 "올해 70%이던 공채 비율을 내년에는 50%로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대졸공채를 하지 않은 LG그룹은 하반기부터 수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선언했다. 상반기 대졸공채를 진행했던 롯데는 하반기에는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필요인력 충원에만 나섰다. 이밖에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도 모두 수시채용 대열에 동참했다. 기업들은 수시채용과 함께 인턴십을 통해 뽑는 '채용형인턴'을 잇따라 도입하기도 했다.
◆민간기업 높아진 '취업절벽'
하반기 대졸 공채를 앞두고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시한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에 따르면,기업 4곳 중 3곳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아예 1명도 뽑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응답 기업의 69.8%는 코로나19를 이유로 꼽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경제와 업종 경기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유휴인력 증가 등 회사 내부수요 부족(7.5%)도 이유로 꼽혔다. 서울 공대생들 조차도 '취업절벽'에 잇단 서류전형 탈락, 면접탈락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채용시장에선 'BBIS 돌풍'
채용시장에 찬바람이 거셌지만 유독 'BBIS(바이오, 배터리, IT, 소프트웨어)'기업들의 채용은 넘쳐났다. 전통적인 제조업의 채용은 줄지만 이들 기업들은 여전히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배터리 기업 LG화학, 삼성SDI와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개발한 씨젠은 올해만 3~4회 채용을 진행했다. 플랫폼 기업인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는 IT개발자를 못구해 수차례 채용을 해야 했다. 이들 기업들은 앱 개발자와 엔지니어를 뽑으면서 '입사 보너스 5000만원'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도 IT 디지털 인력을 대상으로 수시채용을 진행하면서 IT인력은 코로나19시대에도 '귀한 몸'이 됐다.
◆공무원·공기업 채용은 '역대 최대'
공무원, 공공기관의 채용규모도 역대 최고였다. 2017년 6023명을 뽑은 국가직 공무원 수는 이듬해 2018년부터 내리 6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방직 공무원도 2017년 1만7279명 신규임용에서 올해는 3만 2000여명을 뽑아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따라 기업 입사를 준비하던 2030 구직자들은 공무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4985명 선발)엔 18만5203명이 지원했다. 올해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규모도 3만1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채용규모가 많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상반기 공채에는 4만2500여명이 지원해 6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LEET) 지원자 수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5개 로스쿨 입학정원(2000여 명)의 여섯 배가 넘는 1만2244명이 지원했다.
◆확찐자,집콕…쏟아진 코로나 신조어
코로나19로 취업시장에 다양한 신조어가 나왔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위해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2m이상 유지하자는 캠페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란 말이 유행어가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 ‘확찐자’ ‘코로나블루(코로나 우울증)’ ‘돌밥돌밥(돌아서면 밥을 지어야 하는 주부를 뜻하는 용어)’ ‘작아격리(자가격리 되면서 몸과 마음이 작아지고 있다는 뜻)’ 등의 말이 생겨났다. 또한, 재채기나 잔기침에도 코로나가 아닐까 걱정하게 된다는 의미의 ‘상상코로나’도 20대 사이에선 유행했다. 직장인들은 평생 겪어보지 못한 ‘재택근무’를 1~2주동안 하기도 했다.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회의진행을 위해 화상 영상 시스템 ‘줌(zoom)’도 인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알바 구하기도 '별따기'
취업시장뿐 아니라 아르바이트 시장도 한파가 몰아쳤다. 대학생들에게 꿀알바로 통하는 관공서 알바도 하늘의 별따기 였다. 올 여름방학 ‘서울시 대학생 아르바이트’ 모집에는 400명 선발에 모두 1만 6293명이 지원해 40.7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민간 알바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밤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고, 스타벅스 등 카페에선 음료 섭취가 안되면서 그만큼 아르바이트 필요인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콜이 대학생 회원 679명을 대상으로 겨울 아르바이트 구직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7.2%가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알바쪼개기'가 유행하기도 했다.
▶지난주 법정관리를 신청(filed for court receivership)한 쌍용자동차가 법원으로부터 약 2개월간 자율 구조조정 기간을 받아냈습니다. 이 기간 쌍용차는 채무를 변제할 의무를 면제(suspension of its obligation to pay debt)받게 됩니다. 대신 쌍용차는 현재 대주주인 마힌드라 등 이해관계자들과 합의해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회사는 청산 여부를 심사받게 됩니다(will be placed under scrutiny for possible liquidation).- 더 자세한 영어 원문은 Ssangyong Motor gets 2-month grace period before court-led restructuring begins▶올 상반기만 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put a damper on the stock market) 많은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미뤘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SK바이오팜이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죠. SK바이오팜 주가는 상장 후 3일 연속 상한가인 30%의 상승률을 기록(hit the daily limit high of 30% for three straight days upon listing)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빅히트도 줄줄이 '따상'을 기록했습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으로 올해 공모주 시장이 많은 신기록을 세웠다(ample liquidity has produced many fresh records in the initial public offerings market)는 분석입니다.- 더 자세한 영어 원문은 Korea’s liquidity-driven IPO market sets many new records in 2020▶국내 이커머스 '공룡' 쿠팡이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has thrown down the gauntlet). 구독 기반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 플레이'를 출시하면서입니다. 택배 및 음식 배달, 디지털 결제, 온라인 쇼핑 등에서 비디오 콘텐츠 서비스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겠다(in a bid to broaden its services)는 목표입니다.- 더 자세한 영어 원문은 SoftBank-backed Coupang enters Korea’s competitive video streaming arena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취업률 62%' 삼성청년SW아카데미(Samsung Software Academy For Youth, SSAFY) 1~3기 수료자의 취업률이다. SSAFY는 2018년 시작해 1623명이 수료했고, 이 가운데 1009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서울 멀티캠퍼스 교육센터에서 SSAFY 3기 수료식을 개최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서울·대전·광주·구미 등 전국 4개 지역을 연결해 비대면으로 수료식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최윤호 사장은 수료식에서 “코로나19 상황으로 일상에서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소프트웨어가 더욱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며 “개발자로서 확신과 비전을 갖고 앞으로의 변화를 견인할 수 있는 주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수료생 취업 기업만 370여곳 올해 1월부터 교육을 시작한 3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수업을 진행했다. 삼성은 교육생에게 고사양 노트북과 실습을 위한 키트 배송으로 현장수업에 버금가는 수업을 1년간 이어갔다. 3기생들은 삼성전자의 삼성리서치와 협업해 오픈소스 개발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우수 프로젝트 2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픈소스 콘퍼런스인 ‘삼성 오픈소스 콘퍼런스’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SSAFY는 삼성이 2018년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환으로 국내 IT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CSR(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 이라는 CSR 비전 아래 SSAFY와 함께 삼성주니어SW아카데미,삼성드림클래스, 삼성스마트스쿨 등 청소년 교육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과 상생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7월에 입과해 내년 6월 수료 예정인 SSAFY 4기 500명 가운데서도 이미 91명이 교육 6개월여 만에 조기 취업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LG CNS, 카카오, 신세계아이앤씨, SK주식회사 C&C, 롯데정보통신, 네이버 등 IT 기업에 취업했다. 현대자동차, NH농협은행, 신한은행, 현대카드 등 다양한 대기업과 금융권 기업에도 취업했다. 이들이 취업한 기업의 수만 370여곳에 달한다. 신한은행, 신세계아이앤씨, 다날, 인바디 등을 비롯한 60여개 기업에서는 △서류심사 면제 △코딩테스트 면제 △SSAFY 전용 채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채용 시 교육생들을 우대하고 있다.취업에 성공한 교육생 중 31%는 소프트웨어 비전공자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SSAFY출신들은 실력과 함께 현업 적응력이 뛰어나 특별채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1~5기 3000명 선발 SSAFY는 1년간 매일 8시간씩 총 1600시간의 집중적인 교육과 교육생간 협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빠른 시간 내 기업에 즉각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은 1년간 1·2학기 과정으로 구성된다. 1학기는 알고리즘과 코딩의 소프트웨어 기본을 다지는 교육, 2학기는 프로젝트 기반으로 기업의 실무 환경과 동일한 개발 방식을 활용해 실전형 개발자를 양성하는 심화교육으로 진행된다.또, 기업들과 연계한 산학 프로그램을 통해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교육생 전원에게는 매달 100만원의 교육지원금도 지급하고 있다. 현재 4기 500명이 교육 중에 있으며, 1~4기까지 모두 2250명(1기 500명, 2기 500명, 3기 750명, 4기 500명)의 교육생을 선발했다. 내년 1월부터 5기 750명이 입과해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선발은 온라인 컴퓨터기반(CBT)의 SW적성진단, 면접 등을 통해 최종선발한다. 지원자격은 국내외 4년제 대학 졸업자(8월 졸업예정자) 가운데 만 29세이하 미취업자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68개월 vs 11개월' 올해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 최종합격한 문배움씨(31)와 이채원(21)씨의 수험기간입니다. 올해 최종합격자 평균연령은 26.7세. 합격자 가운데 30~34세가 4명, 35세 이상은 2명임을 보면 문 씨는 다소 고령자에 속합니다. 문 씨의 수험생활이 길었던 이유는 공대출신으로 졸업 무렵 외교관이 되고자 하는 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에비해 이 씨는 올해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의 최연소 합격자입니다. 이 씨의 나이는 21세. 심지어 이 씨는 올해 1월부터 시험공부를 시작해 1,2,3차 시험을 연달아 합격해 수험기간이 11개월밖에 되지 않습니다. 수험기간과 공부방법이 다른 합격자 두명의 합격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이들은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 카페 '행시사랑'을 통해 정보를 얻고 스터디 멤버도 찾았다고 합니다.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은 2013년 처음 도입됐습니다. 이전에는 외무고시를 통해 외교관을 선발해 왔으나, 외교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1년간 국립외교원 교육과정을 통과한 이들을 대상으로 공무원의 지위를 부여키로 한 것이죠. 도입 첫해인 2013년에는 외무고시와 병행해 선발했고 이듬해부터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을 통해 뽑고 있습니다.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은 일반외교, 지역외교, 전문외교 등 3개 분야로 나눠 선발해 왔으나 2021년부터는 일반외교만 선발시험으로 뽑을 예정입니다. 지역외교, 전문외교 분야는 일반 5급 경력직채용을 통해 선발합니다. 국립외교원은 지난 18일 올해 외교관후보자 합격자 51명과 연수 연기자 1명 등 모두 52명을 대상으로 1차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습니다. 합격자들은 오는 30일 2차 오리엔테이션 그리고 2021년 1월15일 입교식후 46주동안 외교관으로서의 갖춰야 할 기본능력과 소양 교육을 받게 됩니다. 외교관 후보자 정규과정은 △법적사고,공직윤리 등 공직관 △국제법, 외교전략사, 주요국외교, 외교문서 작성 등 외교 전문성 함양 △외국어 교육 등으로 구성됩니다. 공대생의 외교관 시험 합격 비결문배움씨는 2015년 3월초 외교관이 되고싶어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시작할 때만해도 6년 가까이 수험생활이 이어지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는 지난 11월 30일 마침내 합격자 소식을 듣고 나서야 5년 8개월의 긴 고시생활을 접을 수 있었다. 문 씨에게 외교관후보자 시험은 매년 '잡힐 듯,말 듯한 시험'이었다. 공부시작후 1년만에 1차시험 합격하고 그해 치른 2차시험에선 평균 2점이 모자랄 뿐이었다. 그 때만해도 5년간 1차 탈락, 2차 탈락, 과락 탈락, 심지어 3차 면접에서의 탈락까지 경험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문 씨는 "기초도 없었는데 합격점에 근접한 점수로 자만심이 생겼던 것 같다"며 "더욱이 평균 2점 사이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차 합격자 발표후에는 '이른 샴페인'까지 터뜨렸다. 문 씨는 "2차 발표후 가족,친구들의 합격축하 연락이 쇄도했다"며 "면접에서 그렇게 많은 인원이 탈락하는 줄 몰랐다"고 했다. 인사혁신처가 밝힌 2019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일반외교 3차 면접 탈락자는 9명이었다. 지역외교,외교전문 분야까지 포함하면 면접 탈락자는 42명에 달한다.그는 "이 경험을 통해 더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함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5년여의 수험기간은 문씨에게 흔들림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문씨는 이런 오랜 수험생활을 통해 삶의 철학을 배웠다. 그는 "면접 탈락의 경험으로 예리하고 냉정하게 사건과 환경을 보되 신중하게 행동해야 함을 배웠다"며 "앞으로 호시탐탐 노리는 세계무대에서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단이 확고한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 11개월만에 1,2,3차 동시합격올해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선 1,2,3차를 한번에 합격한 최연소 합격자가 나왔다.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이채원씨다. 코로나19로 당초 2월말 예정이었던 1차 필기시험이 3개월 가량 늦춰져 다소 공부할 시간이 확보된 것도 이씨에게는 도움이 됐다. .1월부터 공부를 시작했던 이 씨는 PSAT 모의고사,기출문제를 하루 한과목 100문제씩 풀다보니 성적을 어느정도 궤도에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절대적인 공부량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첫 PSAT시험을 한 주 앞두고 실제 시험장에서 먹을 점심까지 똑같은 메뉴로 먹는 연습을 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씨가 단 시간에 합격할 수 있었던 진짜 비결은 '슈퍼 긍정'에 있었다. 이 씨는 "공부가 잘 되면 공부를 잘 했다고 스스로 칭찬했고, 공부가 안되면 잘 쉬어서 체력을 보충할 수 있게 됐다고 위안을 했다"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또한, 모의고사 성적이 잘 안나오면 실전 시험에서 안 틀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공부에 임했다. 대학에서 식품자원경제학을 공부한 이 씨는 "다른 나라와의 공조를 통해 에너지. 식량 안보를 이루는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