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간병인력 확보 못 해 확진자 늑장 이송…추가확산 우려
고령·정신질환 등 취약층 다수…방역당국 "3일마다 전수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발생한 충북지역 병원과 요양원 4곳에서 확진자와 접촉자를 다른 시설로 분리 이송하는 작업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해당 시설에 1천명이 넘는 환자와 종사자가 남아있어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집단감염' 충북 병원·요양원 4곳에 아직 1천100여명 대기 중
25일 충북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지난 17일 이후 확진자 90명(환자 80명·종사자 10명)이 나온 음성 소망병원은 전체 11개 병동 중 6개 병동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했다.

이곳에서 확진 판정받고 대기하던 환자 45명은 이날 코로나19 전문치료시설인 국립마산병원으로 이송했다.

정신과 치료시설인 이 병원 환자들은 일반 격리시설로 옮길 수 없기 때문에 최장 1주일 병원에서 생활하며 이송을 기다려왔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밀접접촉자 63명도 전날까지 전담시설인 국립공주병원(34명)과 국립부곡병원(29명)으로 옮겨졌다.

이들이 앓고 있는 질환 특성상 통제가 쉽지 않아 내려진 조치다.

이 중 국립공주병원으로 이송된 4명은 추가 확진됐다.

'집단감염' 충북 병원·요양원 4곳에 아직 1천100여명 대기 중
소망병원과 협력관계면서 지난 15일 이후 연쇄 감염이 이어지는 괴산성모병원도 확진자 40명(환자 37명·종사자 3명)을 국립정신건강센터와 국립마산병원 등으로 옮긴데 이어 밀접접촉자 이송을 준비 중이다.

지난 19일 괴산성모병원 치료 후 전원된 환자 2명을 시작으로 22명(환자 21명·종사자 1명)이 연쇄 확진된 진천 도은병원도 이날 확진자 13명을 국립마산병원으로 보냈다.

다만 이곳은 다른 두 병원보다 감염자가 적어 밀접접촉자 이송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이후 누적 확진자가 86명에 이르는 청주 참사랑요양원은 간병인력을 확보 못 해 확진자들이 닷새 넘게 입원 대기하는 진통을 겪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지원 인력과 청주시가 긴급 모집한 간병인을 수혈하면서 전날 겨우 확진자 전원을 치료시설로 옮겼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4곳에서 확진자는 모두 빠졌지만, 아직 이들 시설에는 1천명 넘는 환자와 종사자가 생활하고 있다.

언제든지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는 얘기다.

'집단감염' 충북 병원·요양원 4곳에 아직 1천100여명 대기 중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음성 소망병원의 경우 이날 기준 636명이 남아있다.

코호트 격리 중인 6개 병동과 나머지 병동을 합친 인원이다.

2·3층이 코호트 격리된 괴산성모병원은 244명, 병원 전체를 코호트 격리 중인 진천 도은병원은 272명이 남았다.

청주 참사랑요양원 24명까지 합치면 1천176명에 이른다.

확진자 이송이 지연되는 사이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졌다면 연쇄감염의 고리를 끊기 어려운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시설이 모두 관리가 힘든 취약층이 몰려 있는 곳이다 보니 방역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며 "시설 내 남은 인원을 대상으로 3일마다 전수검사를 하는 등 감염자를 조속히 찾아내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