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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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중 여직원의 머리를 감싸 끌어당기는 '헤드록'을 했다면 강제추행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고 24일 밝혔다.

회사 대표인 A씨는 2018년 5월 직원들과 회식을 하던 중 20대 여직원 B씨에게 결혼 여부 등에 관해 묻다가 갑자기 머리를 감싸고 자신의 가슴쪽으로 끌어당겼다.

A씨는 "B가 나랑 결혼하려고 결혼을 안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B씨가 이직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자 "이 X을 어떻게 해야 계속 붙잡을 수 있지. 머리끄댕이를 잡고 붙잡아야 되나"라고 말하며 B씨의 머리카락을 잡고 흔든 것으로 조사됐다.

앞선 1심은 A씨의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의 행동을 추행으로 볼 순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의 성적인 언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헤드록이 성적인 수치심을 일으킬 행위는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B씨가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을 수는 있지만,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대법은 A씨가 '헤드록' 사건 전후에 한 말, 그리고 B씨의 머리를 끌어 당긴 행위가 성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해 B씨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는 A씨의 반복되는 행동에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며 "B씨의 이직을 막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동기가 있었더라도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