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등교사 총선 때 4명에게 메시지 보내 '자동 퇴직' 위기
전교조 "교사·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공무원법 개정해야"
"졸업생 제자들에게 선거 메시지 보낸 교사 자격정지는 가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와 시민사회단체가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골자로 한 공무원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23일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학교 교사 백금렬 씨가 성인이 된 제자 4명에게 선거 관련 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해임에 해당하는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업 시간도 아니고 이미 졸업하고 성년이 된 제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메시지를 발송한 것은 교사로서 지위를 남용하거나 강제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고 시민으로서 정치적 표현을 한 것일 뿐임에도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광주지부 등은 "국가공무원법 규정이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정치 활동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까지 과도하게 제한한 점은 이미 헌법재판소에서도 위헌의 요소가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3명의 헌법재판관의 의견이 제출됐으며 사회 변화에 맞춰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사·공무원이 독재 정치에 동원되던 유신 시대에나 적용됐어야 할 교사·공무원의 기계적 중립을 오늘날 사적 영역에까지 강요하는 법령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직무와 연관 없는 사적 활동까지 금지하는 국가공무원법은 위헌이라며 국가공무원법 개정을 촉구하고 광주시교육청은 백 교사의 징계를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씨는 광주의 한 중학교 한문 교사로 재직 중이며 그동안 지역 방송에 출연해 우리 소리 알리미 역할을 하고 광주 지역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사회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날 같은 시간대에 전국학생수호연합 관계자들이 백씨의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양측이 충돌을 빚기도 했다.

"졸업생 제자들에게 선거 메시지 보낸 교사 자격정지는 가혹"

앞서 광주지법 형사12부(노재호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씨에게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하고 징역 6개월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했다.

자격정지 형이 확정될 경우 백씨는 당연히 퇴직한다.

백씨는 총선 직전인 지난 4월 14일 오후 9시 51분부터 15일 오전 0시 21분까지 자신의 집에서 졸업생 제자 4명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에 투표하자는 취지의 그림과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국가공무원법 위반죄는 징역 1개월∼3년, 자격정지 1년∼3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백 교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렸으나 징계 수위가 결정되지 못해 추후 다시 징계위원회를 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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