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차량 안 상자에 뜯지 않은 편의점 햄버거와 귤 몇 개
영흥발전소서 작업 중 숨진 화물차 기사 20일 만에 영결식

지난달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추락해 숨진 화물차 운전기사의 영결식이 사고 발생 20일 만에 열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8일 인천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지난달 28일 숨진 화물차 기사 A(51)씨의 영결식을 열었다.

이날 영결식에는 A씨의 유가족을 비롯해 공공운수 노조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천춘배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장 직무대행은 "사고가 나던 그날, 고인은 시간에 쫓겨 식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화물차를) 운행했다"며 "'아버지의 마지막 카드 결제 내역이 3천원짜리 빵 하나였다'는 고인 아들의 흐느낌에 가슴이 먹먹했다"고 말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도 "안전장치와 안전 인력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며 "사고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더 무겁게 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씨의 유가족은 이날 영흥화력발전소에 그대로 멈춰 서 있는 A씨의 화물차 운전석에서 유품을 수거하며 오열했다.

운전석 옆에 놓인 상자에는 편의점에서 파는 햄버거와 귤 몇 개가 담겨 있었다.

영흥발전소서 작업 중 숨진 화물차 기사 20일 만에 영결식

A씨의 아들은 "아버지는 하지 않아도 될 일(상차 업무)을 하다가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와 같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부디 안전하게 일하실 수 있도록 회사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1시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작업을 하다가 3.5m 높이의 화물차 적재함에서 지상으로 떨어져 숨졌다.

그는 발전소에서 나온 석탄회(석탄재)를 45t 화물차의 적재함에 실은 뒤 지상으로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상차(짐 싣기) 작업은 화물차 상부 뚜껑을 통해 호스를 연결하면 일정량의 석탄회가 차량에 쌓이는 반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졌고 사고 당시 현장에는 안전 관리자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족과 공공운수노조는 사고 후 영흥화력발전소 운영사인 한국남동발전과 4차례 교섭을 벌여 화물차 운전자에게 상·하차 업무 전가 금지, 안전 인력 충원, 안전설비 보강·설치, 안전 장비 비치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합의서에는 사고 책임이 남동발전에 있다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담기진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소속된 하도급 업체가 한국남동발전과 작성한 계약서를 분석하며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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