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순차적 등교 시작…수능은 2주 미뤄 시행
[결산2020] 코로나19로 현실화한 원격수업…사상 초유 온라인개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국내 교육 현장의 모습도 완전히 바꿔놓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원격 수업이 시행됐다.

수십 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원격 수업이 코로나19로 앞당겨지면서 현실이 됐다.

지난 4월 먼저 '온라인 개학'을 하고 5월부터는 실제 등교도 시작됐으나 코로나19가 지속해서 확산하면서 이후에도 올 한해 내내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이 병행됐다.

1학기 등교 수업이 연기되자 교육부는 당초 11월 19일로 계획했던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2주 뒤인 12월 3일로 미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수능 연기론까지 대두했으나 교육부는 수능일을 더는 뒤로 미루지 않고 예정대로 시행했다.

[결산2020] 코로나19로 현실화한 원격수업…사상 초유 온라인개학
◇ 4차례 연기 끝 4월 온라인 개학…5월 등교수업 시작
코로나19 여파로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총 네 차례 연기된 끝에 지난 4월에서야 온라인으로 수업이 시작됐다.

교육부는 2월 중순에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 연기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2월 20일 이후 코로나19 지역감염이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결국 3월 2일인 개학일을 일주일 뒤로 미뤘다.

개학일은 이후 세 차례 더 연기돼 4월 9일 고3을 시작으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이뤄졌다.

4월 16일 중·고 1∼2학년과 초 4∼6학년이, 4월 20일에는 마지막으로 초 1∼3학년이 원격 수업을 시작했다.

교육부가 5월 13일 고3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등교수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다시 등교일은 일주일씩 미뤄졌다.

마침내 고3 학생들은 5월 20일, 고2·중3·초 1∼2·유치원생은 같은 달 27일, 고1·중2·초3∼4는 6월 3일, 중1·초 5∼6은 6월 8일 학교에 갈 수 있었다.

원래 개학일인 3월 2일 이후 80일 만에 학교 문이 열린 것이다.

등교 수업이 시작됐지만,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 갈 수는 없었다.

교육부는 교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지역·학교별 상황에 따라 학년·학급별 격주 등교와 등교·원격수업을 번갈아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입시와 취업을 앞둔 고3은 원칙적으로 매일 학교에 나가고 다른 학년은 등교와 원격 수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야간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은 금지됐으며 수업 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됐다.

교육 당국은 교내 방역도 철저히 지켰다.

등교 때 발열 체크를 하고 학생과 교사 모두 항상 마스크를 끼도록 했다.

감염 예방을 위해 교실에서는 책상을 일렬로 배치했으며 급식실에 칸막이를 설치했다.

그러나 순차적 등교가 시작된 이후에도 학생과 교직원이 코로나19에 걸리는 일이 잇따르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속출했고 코로나19 2차 대유행 기간이었던 9월 4일에는 등교 불발된 학교가 8천252개교에 이르렀다.

코로나 3차 대유행 기간에는 수도권 지역 학교가 모두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서 등교 불발된 학교가 12월 15일 기준 8천399개에 달했다.

학원들도 원격 수업을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8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대형 입시학원들은 모든 수업을 원격수업체제로 전환했다.

현행 거리두기 체계에서는 학원에서는 시설면적 8㎡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거나 두 칸 띄워 좌석을 배치해야 한다.

또는 시설 면적 4㎡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거나 한 칸을 띄워 앉으며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한다.

12월 8일 수도권의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는 학원에 대해서는 3단계에 해당하는 집합금지(영업 중단) 조처가 시행됐다.

이에 학원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결산2020] 코로나19로 현실화한 원격수업…사상 초유 온라인개학
◇ 사상 초유 '방역 수능'…응시자는 역대 최저
코로나19 확산으로 1학기 등교 수업이 연기되자 교육부는 11월 19일로 계획된 2021학년도 수능일을 2주 뒤로 미뤘다.

수능을 100일 앞두고 코로나19 2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수능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미 한 차례 연기한 수능일을 더 미루지 않고 예정대로 12월 3일 시행했다.

교육부는 수능 시험 2주 전부터 '수능 특별 방역 기간'을 정하고 학원·교습소, 스터디카페 등을 대상으로 방역 점검을 강화했다.

학원과 교습소에는 수능 1주일 전부터 대면 교습 자제를 요청하고 이 기간 학원 내 접촉으로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면 학원 명칭과 감염 경로, 사유 등을 한시적으로 공개했다.

방역을 위해 수험생들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고 수능 시험을 치렀다.

손 씻기, 거리두기 등의 방역 수칙 준수는 물론이고 쉬는 시간에 모여 있거나 대화하는 것을 자제하고 점심시간에는 자신의 자리에서 도시락으로 식사해야 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도 수능 시험을 볼 수 있었다.

확진 수험생은 격리 중인 병원이나 생활치료시설에서, 자가격리 수험생은 일반 시험장이 아닌 별도의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수능 당일 새벽 코로나19에 확진된 수험생도 보건소 비상대기조에 의해 즉시 전담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로 입소해 응시했다.

고3의 등교가 늦어지면서 학생 간 학력 격차도 우려됐다.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재학생이 재수생 등 졸업생보다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교육 현장에서는 재학생들 사이에서도 원격수업에 따른 학력 격차로 중위권이 사라지고 상위권과 하위권의 성적 차이가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수시전형 대학별 논술·면접 일정 등도 줄줄이 바뀐 탓에 고3 학생들이 대학 지원전략을 짜기는 더 어려워졌다.

2021학년도 수능 시험은 지원자가 49만3천여 명으로 1994년 수능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소였으며 사상 처음으로 50만 명 밑으로 내려왔다.

이 중 졸업생 지원자 비율은 27.0%로 2004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높았다.

실제 응시자 수는 42만 명대로 역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수능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수능 시험장에서 확진자와 접촉할 경우 대학별 고사를 치르지 못할 가능성에 부담을 느낀 고3 수험생들이 수능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