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16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서울의 한 건설현장과 전북지역 요양원에서 대규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1000명을 넘었다. 겨울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위중증 환자도 급증해 수도권에 남은 중환자실은 세 개뿐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5일 하루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78명 늘었다고 16일 발표했다. 국내 하루 확진자로는 가장 많은 수다.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것은 12일(1030명) 이후 사흘 만이다. 지역발생 감염자도 1054명으로 가장 많은 수다. 1주일 평균 국내 감염자는 832.6명으로,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조건인 800명을 넘었다.

신규확진 1078명 역대 최다…서울시 "택배·식당 종사자 전수검사"
대규모 집단 감염이 확인되면서 환자 규모가 커졌다. 지난 12일 첫 환자가 나온 서울 용산 건설현장 관련 확진자만 62명이다. 건설현장 관련 검사자는 823명에 이른다. 전북 김제 요양원에서도 입소자 41명, 직원 24명 등 71명이 집단감염됐다. 경기 고양 요양병원(30명), 충북 제천 종교시설(23명), 대구 중구 종교시설(22명), 충남 보령 대학교(21명), 경기 파주 군부대(14명) 등에서도 새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위중·중증 환자도 급증했다. 코로나19에 감염돼 고농도 산소치료를 받고 있거나 인공호흡기 등을 착용한 환자는 15일 기준 226명이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이래 가장 많다. 전국 중환자 병상은 40개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 중 수도권 병상은 3개뿐이다. 중환자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거나 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됐지만 당분간 지켜봐야 하는 준중환자 병상도 59개 중 40개를 사용하고 있다. 병상 가동률은 68%다.

무증상·잠복감염 환자를 찾기 위해 14일부터 수도권에 설치한 임시선별검사소를 통해 1만8602명이 검사받아 19건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익명검사를 받은 사람은 휴대폰으로 연락해 추가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운전자와 긴급돌봄 종사자 등 필수업종 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하기로 했다. 택배 등 유통물류업과 종교시설, 요양시설, 음식업 종사자 등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고위험집단을 대상으로도 전수검사를 한다. 해당 업종 종사자는 검사 역량이 갖춰지는 대로 확진자 접촉 및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무료로 검사를 받게 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시민 전체를 모두 검사한다는 각오로 일일 1만 건 내외에 그치고 있는 검사 건수를 최대 3만7000건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3단계는 최후의 강력한 조치”라며 “자영업자의 광범위한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각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생활방역위원회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단계 상향에 대해 깊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3단계 시행 시 식료품 안경 의약품 등 필수시설을 제외한 상점 대부분의 영업을 중단하는 방안, 식당에서도 포장·배달만 허용하는 방안, 5인 이상 소모임을 금지하는 방안 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박종관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