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첫 눈이 내린 지난 14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주에 첫 눈이 내린 지난 14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번지면서 제주가 '코로나19 청정지역'의 명성을 잃게 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제주지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142명이다. 전국 17개 시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를 보면 서울 1만3035명, 경기 1만580명, 대구 7411명, 인천 1999명, 경북 1893명, 제주 142명, 세종 128명 등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와 세종만 1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15일 0시 기준)까지만 하더라도 세종 128명, 제주 127명이었지만 하루 사이 세종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반면 제주의 경우 확진자가 15명이 늘어나면서 두 지자체의 누적 확진자 수가 역전됐다.

또 질병관리청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날 새벽 도내에서 4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16일 오전 11시 현재 제주도내 누적 확진자는 146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69만명의 제주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지자체 차원의 철저한 방역으로 인해 인구 26만명의 세종시보다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적었다.

그동안 제주는 전국에서 누적 확진자 수가 가장 적어 사람들 사이에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 불리며 해외여행 대체지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제주를 찾았던 경남 진주 이·통장 회장단과 관련한 제주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어지고, 제주 시내 교회와 복지관 관련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면서 전국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지켜왔던 두 자릿수 누적 확진자 수도 100명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학교와 성산읍사무소 등을 비롯해 지역 내 n차 감염이 이어지면서 도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제주에서는 지난 2월 2명, 3월 7명, 4월 4명, 5월 2명, 6월 4명, 7월 7명, 8월 20명, 9월 13명, 10월 0명, 11월 2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나 12월 들어 도내 추가 확진자는 63명에 달한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역학조사 결과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병원과 장례식장 등 공중 밀집 장소들을 잇달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로나19 확진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도내 발생 확진자 대부분이 여행객이나 타지역을 방문하고 온 도민"이라며 "제주 여행객과 도 외 방문자로 인한 확진자 발생으로 피해가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제주는 도민들의 생활 터전이지 코로나19 도피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