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가 본격적인 대유행 단계에 진입한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방역당국과 국민 모두 힘을 모아 유행에 대응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정은경 "하루 확진 950~1200명 예측…매우 엄중한 상황"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13일 기준 재생산지수(환자 한 명이 전파하는 환자 수)가 1.28 정도”라며 “환자 수를 추계하면 950~1200명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거리두기에 동참해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는 취지다. 열이 나거나 기침하는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방대본은 이날 서울 14곳, 경기도 2곳 등 임시선별검사소 16곳을 열었다. 17일까지 수도권에 110곳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서울역과 용산역, 망우역, 면목역, 창동역, 탑골공원 등에 검사소가 마련됐다. 15일 강남역, 고속터미널역, 사당역, 신촌기차역, 신도림역, 오류동역 등에도 검사시설을 열 예정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3일 하루 718명 늘었다. 전날(1030명)보다는 줄었지만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다. 경기 이천의 보험회사(13명), 안산 의류공장(13명), 시흥 요양원(18명), 충남 당진 종교시설(43명), 광주 북구 종교시설(14명), 광주 서구 종교시설(7명), 전북 전주 칠순잔치(8명), 경북 안동시 복지시설(12명) 등에서 새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사업장, 의료기관, 다중이용시설, 종교시설 등에서 코로나19가 계속 번지고 있다.

방대본은 올해 10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국내 코로나19 집단감염자 1만6286명의 연령별 감염경로를 분석했다. 감염경로는 가족·지인 모임(21.8%), 직장(12.9%), 요양병원·시설(12.4%), 체육·여가시설(11.3%) 순으로 많았다. 60세 미만은 가족 및 지인 모임을 통해 집단감염된 사람이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은 요양병원·시설 집단감염으로 확진된 사람이 가장 많았다. 감염경로가 집단감염이 아닌 사람도 가족·동료·지인을 통해 전파되는 비율이 58.2%에 이른다.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