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남기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만화가 윤서인씨와 김세의 전 MBC기자가 2018년 10월 26일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고(故) 백남기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만화가 윤서인씨와 김세의 전 MBC기자가 2018년 10월 26일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의 물대포로 사망한 고(故) 백남기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화가 윤서인씨와 김세의 전 MBC 기자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라고 판단하고 벌금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윤씨와 김씨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각각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한 것이다.

윤씨와 김씨는 2016년 10월 '고 백남기씨 딸이 위독한 아버지를 두고 발리에 여행을 갔다'는 취지의 글과 그림을 보수단체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게재했다. 당시 백씨의 딸은 휴양목적이 아니라 발리에 있는 시댁의 집안 행사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이들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의 판결을 맡았던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최미복 판사는 "피해자의 사생활은 사회적 관심이 된 문제와는 관계없다"며 "사생활을 언급해 비난하는 건 인격권 침해"라고 유죄 판단을 내렸다.

최 판사는 이어 "두 사람은 언론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서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글이나 그림을 게재했다"며 "이같은 범행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심의 판단도 이와 같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고, 명예훼손이 성립한다고 판단된다"며 "피고인들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에서 윤씨와 김씨는 "일종의 정치적 표현"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윤씨와 김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