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청사 진입 막아…'검찰 개혁' 응원 꽃바구니도
긴장감 도는 법무부…尹징계위 난항 끝 5명으로 꾸려져
윤석열 검찰총장의 운명을 결정할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법무부 주변에는 심의 내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0일 예정보다 10분 늦은 오전 10시 40분 징계위가 시작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현관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응원하는 꽃바구니가 법무부 앞 계단에 쌓이기도 했다.

◇ 베일 벗은 징계위원…구성까지 우여곡절
이날 징계위 의사봉은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와 검찰과거사위원회에서 활동한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징계위원장이지만 징계 청구자여서 이날 징계위 심의에 참여하지 않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를 대리한다.

정 교수는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A교수를 대신해 새로 위촉됐다.

외부 징계위원으로는 정 교수 외에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가 참석했으며, 3명의 외부위원 중 나머지 1명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여기에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검사 위원으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참석해 징계위는 모두 5명으로 꾸려졌다.

징계위원들은 회의 전 후문으로 입장했다.

징계위원들을 확인한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이 사실상 '친위 징계위'를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5명의 징계위원 중 이 차관을 제외한 위원 4명이 모두 호남 출신 인물이다.

정 교수와 함께 외부위원으로 참석한 안 교수는 과거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했고 정 교수처럼 현 정부 시절 검찰개혁위원회에도 몸담았었다.

심 국장은 추 장관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신 부장도 공공연히 윤 총장에 비판적인 인물로 꼽힌다.

◇ 징계위 비공개 심의…초반부터 혼전
비공개로 진행되는 징계위는 심의는 예상대로 초반부터 혼전 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참한 윤 총장을 대신해 변론을 맡은 이완규·이석웅·손경식 등 변호사 3명은 징계 사유에 관한 심의에 앞서 징계 절차상의 위법·부당을 주장하며 참석한 징계위원 중 신 부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 기피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위는 기피 신청 절차 등을 위해 개회 1시간 만에 정회했고, 오후 2시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징계위에는 윤 총장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류혁 법무부 감찰관과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도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날 오전 9시께 법무부로 출근한 추 장관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윤 총장 측 변호인들은 오전 10시 18분께 법무부 직원의 안내를 받으면 입장했다.

윤 총장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박 부장검사와 손 담당관도 오전 10시를 전후로 징계위 회의실로 들어갔다.

추 장관이 지명한 신 반부패부장은 회의 시작 직전인 오전 10시 30분께 취재진을 피해 법무부 후문으로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의 특별변호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취재진에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점을 위원들에게 최선을 다해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긴장감 도는 법무부…尹징계위 난항 끝 5명으로 꾸려져
◇ 법무부, 브리핑실 놓고 취재진과 실랑이
한편 법무부 대변인실은 전날 법무부에 마련될 예정이던 브리핑실을 다른 건물로 옮기겠다고 일방적으로 알려와 기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법무부는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취재진이 몰릴 것을 대비해 법무부 건물 내 별도 브리핑실을 열고 기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밤늦게 다시 "위원들이 불안함을 호소해 오고 있다"며 법무부 건물이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들어설 정부과천청사 5동에 별도 브리핑실을 만들겠다고 알려왔다.

법무부가 있는 1동과 5동은 도보로 약 5분 거리다.

실제로 법무부는 이날 출입기자들의 출입증을 정지시켜 청사 진입을 막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