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홀덤펍 누적 19명, 중구 소재 시장 관련 14명 확진
충남 청양군 마을회관 14명, 전북 완주군 자동차 공장 15명 양성
감염경로 '불명'비율 20.7%로 급등…20%대는 9월 29일 이후 70일만
홀덤펍·시장·마을회관·음식점…곳곳서 번지는 코로나19 감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감염 전파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이나 음식점, 마을회관 등 일상적 공간을 고리로 한 집단발병이 잇따르는 데다 요양병원, 주간보호센터 등 취약시설에서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 비수도권서도 산발적 감염 속출… 경기 양평군 개군면 관련 9명 추가 확진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홀덤 펍'과 관련해 지난 1일 첫 환자(지표환자)가 발생한 뒤 연이어 추가 감염자가 나오면서 현재 누적 확진자는 1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방문자가 13명, 종사자가 1명, 방문자 등의 가족이 5명이다.

포커 게임의 한 종류인 '홀덤'에서 이름을 따온 홀덤 펍은 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 등을 하는 업소로, 방역당국은 전날 긴급 재난문자를 통해 이태원 일대 홀덤 펍 5곳을 다녀간 방문자들에게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음식점이긴 하지만 게임을 하는 장소이기에 체류 시간이 길고 사람 간 간격이 좁을 수밖에 없는 제한점이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전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에 소재한 한 시장에서도 새로운 집단발병이 확인돼 총 14명이 감염됐다.

곽 팀장은 "확진자 가운데 12명이 상가 상인인데 남대문시장 상가에서 일하는 상인들로 확인됐다"며 "정확한 감염경로나 전파 상황 등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종로구의 음식점 '파고다타운' 및 노래교실 관련 사례에서는 50명이 추가로 확인돼 누적 확진자가 162명으로 늘었다.

경기 양평군 개군면에서도 주민 9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57명이 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 곳곳에서도 크고 작은 집단발병이 확인됐다.

충남 청양군의 한 마을회관과 관련해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해 현재까지 14명이 확진됐다.

또 부산 남구의 한 음식점과 관련해 지난 4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지금까지 종사자와 방문자, 가족 등을 중심으로 총 16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 강서구에서는 환경공단을 고리로 총 10명이 확진됐다.

방대본 관계자는 "환경공단 관련 확진자 10명 가운데 직장 한 곳의 확진자가 4명, 가족이 2명, 또 다른 직장 확진자가 4명"이라며 "직장에서 감염이 발생한 뒤 가족을 통해 또 다른 직장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전북 완주군의 한 자동차 공장 사례에서도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확진자가 속출했던 울산 남구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8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100명으로 늘어났다.

경남 김해시의 한 주간보호센터 관련 확진자도 3명 더 늘어 누적 30명이 됐다.
홀덤펍·시장·마을회관·음식점…곳곳서 번지는 코로나19 감염
◇ 최근 1주간 신규 집단감염 32건…의료기관 등 방역 조처 강화에도 증가세 '우려'

방대본은 최근 들어 매주 40건 안팎의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1주일간 신규 집단감염 사례는 총 32건이다.

종류별로는 사업장이 9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의료기관 및 요양시설과 가족 및 지인 모임이 각 7건 등이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의료기관이나 요양시설의 경우 그동안 다양한 방역 조치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수칙 준수를 요청했다.

권 부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효과 관련 질의에 "검사 확대 등 거리두기와 병합된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2.5단계를 유지하면서도 더 확연하게 감소세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답했고, 확진자를 접촉한 사람이 검사 과정에서 격리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에는 "자가격리 통지에 따른 시간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대응 지침에 관련 사항도 강조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국내 위중증 환자는 총 134명이며, 이 가운데 30대 환자도 1명 포함돼 있다.

이 환자는 경기도에서 신고된 환자로, 이달 3일 확진돼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고유량(high flow·많은 유량) 산소요법 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2주간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20%대로 치솟았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7천463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1천543명으로, 전체의 20.7%를 차지했다.

이는 전날(17.8%)보다 2.9%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 수치가 20%대를 넘은 것은 지난 9월 29일(20.5%) 이후 70일 만이다.
홀덤펍·시장·마을회관·음식점…곳곳서 번지는 코로나19 감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