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 다음주 매일 900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정부는 겨울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항원검사를 확대하고 코로나19 환자 입원 기간을 줄이기로 했다.

나성웅 중앙방역대책본부 제1부본부장(질병관리청 차장)은 7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 추세가 지속되면 이번주 550~750명의 환자가 매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다음주 매일 900명 이상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되지 않으면 1000명 이상 계속되는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이래 가장 큰 위기상황”이라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6일 하루 동안 615명 늘었다. 전날(631명)에 이어 이틀 연속 600명을 넘었다. 국내 감염자 580명 중 서울 231명, 경기 154명, 인천 37명 등 422명이 수도권 확진자다. 경기 양평 개군면에서는 감염원을 추정하기 힘든 환자가 48명 확인됐다. 올해 5월 집단감염이 있었던 이태원 지역 술집 등에서도 추가 감염이 진행돼 11명 확진됐다.

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이 전파하는 환자 수는 1.23명이다. 거리두기 강화 후 이동량이 20% 넘게 줄었지만 감소세가 뚜렷하지 않다. 방역당국이 8일부터 수도권과 수도권 이외 지역 거리두기 수준을 각각 2.5단계와 2단계로 높인 배경이다.

방대본은 국내 겨울 대유행 진입 단계라고 판단하고 추가 방역조치를 내놨다. 역학조사 지원 인력을 늘리고 타액검사법과 항원검사를 도입하기로 했다. 타액검사는 코와 입 속 등 비인두 검체 대신 침을 활용한 것이다. 검체 채취가 쉽지만 양성 확진자를 양성으로 판별하는 검사 민감도가 기존 검사 대비 94%로 조금 떨어진다. 일부 확진자가 음성으로 나올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은 타액검사를 환자 스크리닝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확진자 입원 기간을 줄이기 위해 입원 기준도 바꿨다. 최근 1주일 평균 위중증 환자는 101명으로 전주(80명)보다 26.3% 증가했다. 전국 중환자 병상은 45개, 수도권은 13개밖에 남지 않았다. 대한감염학회 등은 거점 전담병원과 체육관, 컨벤션 등을 활용한 대형 임시병원을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나 차장은 “3주간 강력한 거리두기를 실천해 수도권은 하루 400명에 달하는 환자 수를 150~200명대 수준으로 낮추는 목표 달성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