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는 가운데 기말고사를 비대면 방식으로 치르는 대학이 많아지고 있다. 여전히 대면 시험을 강행하는 대학에서는 교수와 학생 간 마찰도 빚어지고 있다.

7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 서울캠퍼스는 기말고사를 비대면으로 치른다. 고려대는 지난 3일 공지에서 “지난 주말 이후 본교 학생 1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자가격리자가 61명에 이르고 있다”며 “상황이 심각·엄중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 기말시험을 전면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대 소모임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연세대도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기말고사도 비대면으로 치르기로 했다. 경희대는 대면과 비대면 중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을 철회하고 전면 비대면 방식으로 시험을 치른다. 중앙대 역시 비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실기·실습 과목에 한해 담당 교수의 재량에 따라 대면 시험이 가능하다.

교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강대도 비대면 시험을 적극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성균관대도 교수진에 온라인 시험을 권장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온라인 시험은 상대평가 등급 구간을 더욱 완화해 이전보다 유연하게 평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험 방식을 교수 자율에 맡긴 대학에서는 교수와 학생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대는 특정 수업 수강생 96명 전원을 한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려다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이 수업은 비대면 시험으로 전환됐다.

서울대는 아직 시험 방식에 대해 일관적인 지침을 내놓지 않았다. 이화여대 역시 담당 교수의 재량으로 시험 방식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대학이 비대면·온라인 시험을 꺼리는 것은 부정행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난 학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서는 온라인 시험 중 학생들이 답지를 공유하거나 과제물을 베끼는 등의 부정행위가 벌어진 바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다른 브라우저에 접속할 수 없게 하는 ‘록다운 브라우저’ 활용 등 부정행위 방지 기술을 교수진에 권하고 있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