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2.0단계에서 2.5단계로 6일 격상하기로 했다.

이번 방역강화 조치로 수도권에서는 기존 5종의 유흥시설 외에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의 운영이 추가로 중단된다. 이와 함께 상점·마트·백화점, 영화관, PC방 등 생활과 밀접한 시설도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한다.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은 50명 미만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스포츠 관람은 '무관중 경기'로 전환된다. 종교행사는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며, 참석 인원을 20명 이내로 제한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10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지금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부는 현 유행 양상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이번 단계 조정 조치를 연말까지 3주간 시행하고자 한다"며 "수도권 이외의 지역도 단계 조정을 포함한 방역강화 방안을 논의해서 결정하겠다. 각 지자체는 결정된 거리두기 단계를 기준으로 하되, 지역 상황에 맞는 추가 조치를 능동적으로 취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가 다시 거리두기 상향 조절에 나선 건 연이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에도 하루 평균 국내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확진자가 평일보다 적은 주말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31명으로 집계되면서 전날 500명대에서 다시 600명대로 증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일일 확진자 631명은 역대 세번째로 많은 확진자 수이자 '3차 대유행' 이후 최다 기록이다. 지역발생이 599명, 해외유입이 32명으로,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559명)보다 40명 늘었다. 특히 서울 254명, 경기 184명, 인천 42명 등 전체 확진자 중 수도권에서만 76%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격상된 거리두기의 정확한 적용 시점은 현행 '2단계+α' 조치가 오는 7일 밤 12시에 끝나는 만큼 8일 0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중대본 회의 종료 후 브리핑에서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균 총리는 "오늘은 주말임에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631명의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다"며 "수도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한 주 동안 국내 확진자의 약 70%가 수도권에서 나오고 있고, 오늘은 역대 최고치인 470명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오늘 누적 확진자 1만명을 돌파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일상에서 겪을 불편과 자영업자가 감내해야 할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지금 위기를 넘어야 평온한 일상을 빨리 되찾을 수 있다"며 "당분간 사람과의 모임과 만남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매일같이 수백명씩 발생하는 환자로 인해 의료체계에 가해지는 부담도 점차 가중되고 있다. 특히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져서 한 분이라도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며 "방역당국과 지자체, 그리고 모든 의료기관이 힘을 모아 필요한 병상과 인력을 최대한 확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코로나19 위기는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같은 정부의 조치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국민 모두가 스스로 실천하는 '참여방역'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힘겹고 지루한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라도 마스크를 써주시고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이동과 방문을 최소화해 주시고, 당분간 사람들과의 모임과 만남을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