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학년 때 첫 헌혈…헌혈증은 대부분 기증
"결혼식날에도 헌혈"…매달 한 번꼴로 총 357번 헌혈 진필수씨

"젊은 층, 사회지도층도 헌혈에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
전북 완주군에서 최다 헌혈자로 '완주 기네스'에 이름을 올린 진필수(47·이서면) 씨의 바람이다.

30년 동안 357회나 헌혈을 한 진씨는 "헌혈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반복"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헌혈은 하나의 '루틴(routine)'이 됐다
체육계에서 '루틴'이란 '규칙적으로 실행하는 본인만의 습관이나 행동'을 뜻한다.

전북대 체육교육과 조교로 재직 중인 진씨는 고교 1학년 때인 1991년 학교에 온 헌혈 버스를 보고 '호기심 반 기념품 욕심 반'에 첫 헌혈을 했다.

1997년 군 제대와 함께 대학에 복학한 후 본격적으로 헌혈 대열에 합류했다.

대학 정문 안에 컨테이너로 만든 '헌혈의 집'이 있었는데, 오갈 때마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직원 관심에 감동해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엔 헌혈 카드를 수기로 작성했는데, 한 장 한 장 늘어가는 내 카드 분량에 자부심을 느꼈고 강력한 동기유발이 됐습니다.

헌혈하고 받은 영화 티켓으로 친구들과 실컷 영화도 봤어요.

"
헌혈을 자주 하다 보니 주변에 이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진씨는 어느 순간에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헌혈을 고귀한 봉사나 특별한 행동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누가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일관성 있게 해야 하겠다는 책임감이다.

그래서 굳이 날을 정해놓고 헌혈을 하거나 별도로 시간을 내지 않고,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가까운 '헌혈의 집'으로 향했다.

피곤하거나 다이어트를 할 때 헌혈하려다 "다음에 오세요"라며 거절당한 사례도 10여 차례나 된다.

그는 그동안 한 달에 한 번꼴로 '헌혈의 집'을 찾았다.

특히 지난 2008년 1월 결혼식 당일에도 헌혈하고 식장에 들어갔는데, 마침 그날이 200회째 헌혈이었다.

진씨가 지금까지 한 헌혈 양은 총 14만3천cc로, 신체 건강한 70kg의 성인 남성 29명의 몸속 혈액량과 비슷하다.

그가 가진 헌혈증은 20여 장이 전부다.

혈액이 있어야 하는 주변 요청이 있을 때마다 모두 기부했기 때문이다.

진씨는 "피를 뽑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도 자리하고 있다"며 "새해에는 젊은 층과 사회 지도층이 헌혈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이런 부정적 기류를 깨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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