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면 '대확산' 계기 우려…수시전형 논술-면접도 조마조마
코로나19 유행속 수능 방역에 '촉각'…"수능 이후가 더 중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일 치러지면서 '수능 방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전날 대전 지역 수능 감독관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감독관 19명이 급히 교체되면서 수능이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9만명이 응시하는 만큼 한순간 방심했다가는 자칫 대폭발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초유의 대규모 감염병 사태로 인해 마스크 착용, 책상 앞 가림막, 방호복 감독관 등 다양한 방역 조처가 이뤄졌지만, 전문가들은 실내에 많은 학생이 장시간 모여있는 만큼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수능 방역을 위한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면서도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시험이라는 특성상 대화가 많이 이뤄지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시험 시간보다는 쉬는 시간, 특히 화장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밀집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등을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워낙 오래 준비했던 만큼 오늘 수능 시험 자체로 문제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화장실을 오갈 때, 점심시간 등이 다소 취약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전날 수능 감독관 1명이 확진된 것과 관련해서는 "오늘 시험에서도 감독관이나 현장 지원 인력 중에 무증상 혹은 잠복기 환자가 있을 수 있다"며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수능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확진자가 발견돼 다행"이라면서 "확진자 규모가 커지다 보니 가까운 주변에서도 하나둘 확진자가 나오는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 교수는 "그간의 방역 대응을 돌아보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철저히 준비해온 영역은 생각보다 괜찮았다"며 "수능은 규모는 크지만, 시험 자체로 코로나19 유행(확산)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속 수능 방역에 '촉각'…"수능 이후가 더 중요"
전문가들은 수능 시험이 끝난 이후의 방역 대응이 한층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년 이상 시험 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학생들이 수능 이후 그동안 미뤄왔던 친구나 지인들과의 만남을 갖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만큼은 '사람 간 거리두기'가 더욱 절실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수능 직후가 더 걱정이다.

많은 사람이 수능에만 집중하는데 수능 직후 긴장감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방역 관리 측면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수능 직후 예정된 대학별 수시전형 논술·면접고사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기 교수는 "입시 과정에서의 면접과 논술 등이 남아 있는 만큼 학생들이 또 학원으로 몰릴 수 있다"면서 "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이런 상황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엄 교수 역시 "수능은 국가 단위의 큰 시험이지만 이후 논술과 면접 전형 등은 대학 단위의 행사"라면서 "비용과 인력이 많이 드는 문제인데 얼마나 잘 해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아울러 "수험생 가운데 잠복기에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만약 수능 이후에 확진됐다고 하면 수능 중 감염이냐, 아니면 이전에 이미 감염됐던 것이냐 등을 두고 논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