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홍대 번화가 한산…'수능 특수' 노린 상인들은 '한숨'

사건팀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3일 오후 시험장 정문을 빠져나오는 수험생들의 각양각색 얼굴에는 시험이 끝났다는 홀가분함이 묻어났다.

그러나 거리에서 해방감을 한껏 느끼려는 수험생들은 예년과 달리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수능 응시를 마친 이들은 도저히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며 '뒤풀이'나 '자축'을 자제했다.

용산고에서 시험을 보고 나온 재수생 김모(20)씨는 "코로나니까 저녁은 가족들이랑 먹고 조용히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이번 수능에 응시했다는 이른바 '반수생' 백모(20)씨도 "후회 없이 치렀다"며 "오늘은 집에 가서 자고 싶다"고 했다.

반포고에서 시험을 보고 나온 유모(18)양은 "집에 가서 대학 수시 1차 합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집에 가는 길에 맛있는 음식을 포장해가서 가족들과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 수능 끝난 저녁에도 서울 강남·홍대 번화가 '썰렁'

해마다 수능 당일 저녁이면 서울 시내 번화가 곳곳은 수험생들로 북적이고 이들을 위한 할인행사로 떠들썩했지만, 올해는 전혀 달랐다.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주점과 옷가게 등이 모여있는 거리는 한산했다.

식당에는 저녁 식사를 하는 대학생들이 간간이 있었으나 대부분이 빈자리였다.

노래방은 빈방이 더 많았고 게임장에서도 북적이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홍대 거리에서 만난 서모(18)양과 유모(18)양은 수험표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서양은 "오늘 수능도 끝나고 해서 친구랑 스트레스도 풀 겸 맛있는 저녁 먹으려고 홍대에 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없고 썰렁하다"며 "카페에도 앉을 수 없고 마땅히 할 게 없어 저녁만 빨리 먹고 그냥 집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역 인근 유흥가도 수험생뿐만 아니라 행인들조차 그리 많지 않아 대체로 한산했다.

식당과 주점이 몰린 거리에서도 빈자리가 먼저 눈에 띌 정도였다.

'2단계 기간에 일시 휴점한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아예 불을 켜지 않은 주점들도 보였다.

한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수험생 A(19)양은 "어머니, 남동생과 보양 좀 하러 고기를 먹으려고 한다"며 "집이 근처라서 밥만 얼른 먹고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 코로나19에 '수능 특수'도 실종

'수능 특수'를 기대하고 수험생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던 휴대전화 판매점과 음식점 등도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경우가 흔했다.

홍대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은 '수능 수험생 대환영 할인' 문구를 크게 매장 바깥에 붙여뒀으나 매장 안은 손님은 없고 직원들만 앉아 있었다.

비슷한 시각 강남역 인근의 한 고깃집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이 주인 내외만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를 이어 37년째 강남역 인근에서 이 식당을 운영했다는 A(64)씨는 "예전에는 수능 끝난 날에 꼭 미성년자들이 와서 술을 마실까 걱정이었다면, 올해는 손님이 아예 없어 그럴 걱정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손님 3명만 식사 중인 또 다른 고깃집 주인 한모(54)씨는 "지난주 거리두기 2단계 시작했을 때부터 저녁때 손님 2·3팀 받으면 다행일 정도였다"며 "주말이 되면 좀 늘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당장 손님들이 많이 올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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