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전 대전교육청 제27지구 제13시험장이 마련된 괴정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전 대전교육청 제27지구 제13시험장이 마련된 괴정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에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 수능보다 대체로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영역별 1등급 컷도 지난해보다 다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어 쉬웠고, 수학 가형 약간 어려워…영어도 평이"

올해 국어 영역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쉽거나 비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어 영역 문제를 분석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윤상형 영동고 교사는 "지난 수능과 6월,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약간 쉽게 느껴지는 수준"이라며 "(그간) 수능 국어영역의 난도를 상승시킨 것이 독서 영역이었는데 지문 길이가 적당하고 어려운 개념이 출제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도 "올해는 신유형과 고난도 유형의 문제 비중이 높지 않고 수학적 계산 문항도 없어서 수험생 체감 난도는 쉬웠을 것"이라고 봤다.

전반적으로 2~3개 문제가 수험생들에게 비교적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유형이거나 기존 틀을 깨는 형식의 문제는 보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화법, 작문 역시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이라고 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수학 영역의 경우 이과생이 선택하는 가형은 작년 대비 난도가 높아졌고 문과생이 치르는 나형은 작년보다 다소 쉬웠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가형이 쉽고 나형이 매우 어려웠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평균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만기 판곡고 조만기 교사는 "부담감을 덜 느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예년에 비해 어려워 하는 빈칸 추론이나 프랙탈 문제가 올해 출제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수능이나 6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했다"고 했다.

가형은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오수석 교사는 "가형은 새 교육과정 도입으로 기하 벡터 빠지고 수학1이 새로 적용됐다"며 "출제범위 바뀌어 단순 비교 어렵지만 가형 수능과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고 했다.

김정환 혜화여고 교사 역시 "수학 가형 19번은 신유형이라 할 수 있다"며 "지수함수 그래프와 등차수열 복합적으로 묻는 빈칸 추론 문제로 중상 난이도면서 신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영어 영역 난이도는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쉽고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전체적인 난이도는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고, 작년 수능 영어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라면서도 "중·상위권을 변별하는 어려운 문항은 있었다"고 평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출제본부 또한 이날 영어 영역의 지문 소재를 분야별로 균형 있게 출제해 수험생 학습 성향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각 지문이 인문, 사회, 자연, 예술 문학 등 수험생이 진학하고자 하는 계열에 따라 불리하지 않게 안배했다는 뜻이다.

"1등급 예상 컷 지난해보다 높아…결시율 변수"

광주시교육청 진학팀은 이날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작년 수능보다 쉬웠다"며 영역별 예상 1등급 컷 점수를 발표했다.

시 교육청 진학팀은 브리핑을 통해 "국어의 경우 전년도와 유사한 출제 난도를 유지했고, 초고난도가 없어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다소 쉽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1등급 컷을 92∼93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국어 1등급 컷은 91점이었다.

진학팀은 "작년 수능과 비교해 독서(비문학)의 난도는 살짝 내려가고 문학의 난도는 살짝 올라갔다"며 "역시나 학생들의 변별은 독서영역에서 판가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학의 경우 "지난해 수능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쉽지만 전년처럼 변별력을 확보한 시험으로 판단된다"며 1등급 컷을 가형은 92점, 나형은 88점으로 예상했다. 수학 작년 1등급 컷은 가형은 92점, 나형은 84점이었다.

진학팀은 "인문계열 상위권 대학과 자연 계열의 경우 수학 성적에 따라 입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어의 경우에도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진학팀은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유형인 29번과 34번 문제가 변별력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학팀은 절대 평가인 영어 1등급 컷이 작년 수능의 7.4%보다 높고 올해 6월 모의평가의 8.7%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학령인구 감소와 작년보다 높은 결시율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진학팀은 "결시율이 작년보다 높아지면서 등급 충족 인원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최저 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위권 학생들의 정시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과목당 최저 등급 요건이 까다로운 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등 최상위권 학생들의 대거 수시 탈락이 정시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이날 수능 1교시 결시율은 역대 최고치인 13.2%를 기록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