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코로나 공포' 지속

성대·한양대·서강대 등 29개大
논술 시험 때 확진자 응시 금지
면접도 대다수 대학서 불가능
고대·시립대 일부 전형서만 허용
< 시험 후에도 밝게 웃길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2일 서울 청파동 선린인터넷고에서 학생들이 수험표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시험 후에도 밝게 웃길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2일 서울 청파동 선린인터넷고에서 학생들이 수험표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에 응시한 고3 수험생 김모군(19)은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고 당분간 ‘집콕’ 생활을 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대입 면접을 볼 수 없다는 학교 측 안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군은 “수능 최저등급 제한이 없는 전형이지만 예년과 달리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정시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수능을 보기로 했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올해 입시를 망칠 수 있어 불안하다”고 했다.

수능 이후 치러질 대학별 고사를 앞두고 수험생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아도 국가단위 시험인 수능은 응시할 수 있지만, 대학이 주관하는 논술·면접고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수험생들의 주의를 당부한다”고만 할 뿐 뾰족한 대응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는 논술 응시 못 해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도권 주요 대학은 수능 이후 치를 대학별 고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들의 응시를 대부분 금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부터 논술고사를 치르는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등 29개 대학은 확진자의 응시를 금지했다. 논술시험 특성상 비대면으로 시행하는 게 불가능한 데다 개별 대학은 수능처럼 병실마다 감독관을 파견할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 대학은 확진자의 면접전형도 제한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면접으로 전환한 대학이 많지만,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학생들이 학교로 찾아오도록 해 영상을 녹화하는 ‘현장녹화’ 방식으로 면접을 치르고 있어서다.

연세대는 오는 13일 학생부종합전형(활동우수형) 면접을 현장녹화 방식으로 시행해 확진자는 응시할 수 없다. 연세대는 자가격리자에 한해서만 권역별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면면접 원칙을 고수한 서울대도 이달 11일 일반전형 면접·구술고사에서 일반 수험생과 자가격리 수험생만 응시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자가격리자는 교육부가 8개 권역별로 마련한 고사장으로 이동해 비대면면접을 치를 수 있지만 확진자는 고사장으로 이동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확진자 응시는 전면 비대면으로 치르는 일부 전형에서만 가능하다. 고려대의 학교추천전형은 학교 외부에서 녹화한 면접 영상만 보내면 돼 확진자, 자가격리자 모두 응시할 수 있다. 서울시립대도 대면면접이 원칙이지만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에 대해서는 학교 외부에서 실시간 화상면접 방식으로 면접을 치를 계획이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학교 현장으로 찾아오는 현장녹화 방식은 자가격리자도 응시하기 번거롭다는 의견이 많아 이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확진 땐 면접 못 볼 수도…수능 끝나도 집콕 합니다"

“확진되면 올해 입시 망쳐”
교육부는 이날 수능에 응시하는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이 전국에서 37명, 자가격리 수험생은 43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수능에 응시하지 않기로 한 확진자는 2명, 자가격리자는 26명이다. 지난달 26일 기준보다 확진자는 16명, 격리자는 286명 늘었다.

교육계에서는 수능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경우 확진자 수험생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능 이후 수험생들의 긴장이 풀리면서 일상 속 감염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고사장에서의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교육당국과 대학은 대학별 고사에 대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학들이 주관하는 만큼 수능 수준의 방역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대학별 평가는 국가 단위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조처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 역시 “권역별 고사장 운영만으로도 이미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교육당국이 무책임하다”며 “올해는 확진되면 대입을 포기해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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