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잡기 위해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로 방역대응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조정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며칠 더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의협 "거리두기 3단계로 높여야"…정부 "지켜보자"
대한의사협회는 1일 대정부 권고문을 통해 “단기간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로 3단계 일시상향을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했다. 확산세가 이어지자 1일부터 확진자가 급증한 사우나, 에어로빅 시설 등을 닫는 핀셋 대응을 추가했다. 수도권 이외 지역 거리두기 대응은 1.5단계다.

의사협회는 예외적 핀셋 방역 적용으로 사회적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실생활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활동이 가능한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후 수험생 등의 외부 활동이 늘고 연말 사회적 교류까지 많아지면 12월 초·중순께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조기에 1~2주 단기간의 강력한 거리두기를 통해 유행을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협회는 “코로나19 관리 패러다임을 방역에서 치료와 감염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했다.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것보다 이미 감염된 환자를 관리해 사망률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검사 인력을 보충하고 코로나 전용병원을 지정해 가동해야 한다고 했다. 거리두기 대응에 의사들이 참여하는 민관협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달 30일 하루에 451명 늘었다. 부산 사상구 종교시설(30명), 광주 직장·동호회 모임(23명), 전북 군산 주점모임(23명), 인천 남동구 주간보호센터(20명), 세종시 PC방(9명), 광주 골프모임(9명), 서울 구로구 고등학교(8명) 등에서 새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수도권보다 수도권 밖에서 신규 집단감염이 더 많이 보고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신규 환자가 400명대로 떨어져 25~27일 하루 500명 넘게 나온 것에 비하면 소강상태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감소세인지는 며칠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대개 거리두기를 높인 뒤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10일 넘게 걸리는 데다 주말 검사 건수가 줄어든 것 등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능을 이틀 앞두고 학생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교육당국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신규 학생 확진자는 지난달 30일과 대비해 40명이 늘었다. 지난달 26일(38명) 이후 하루 신규 학생 확진자 수는 매일 30명을 초과하고 있다. 등교수업을 중단한 학교는 전국 13개 시·도 275개교로, 전날(223곳)보다 52곳 늘었다.

이지현/배태웅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