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해외취업 노하우 '세계를 JOB다']
"얼마나 오래 머물것인가" 베트남기업 단골 질문
"이력서보다 네트워크" 교회,동문회 자주 찾아야
해마다 해외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해 해외취업자는 3416명에 달했다. 매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던 해외취업박람회가 올해는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한경DB

해마다 해외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해 해외취업자는 3416명에 달했다. 매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던 해외취업박람회가 올해는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한경DB

2017년 대학 졸업후 1년간 국내 대기업 공채에서 잇따라 쓴잔을 마셨다. 또 다시 인적성 문제집을 풀면서 다음 채용시즌을 기다릴 생각을 하니 아득했다. 외고 일본어과와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해 영어 등 4개 언어에 능숙했지만 한국기업 취업은 쉽지 않았다. 고민끝 해외 취업을 결정한 후 이직이 자유롭고, 포춘 500대 기업의 41%가 아태지역 본부를 두고 있는 나라 싱가포르에서 일자리를 찾기로 결심했다. 마침내 ‘입싱(싱가포르 입성)’에 성공해 현재는 멀라이언(얼굴은 사자, 몸은 물고기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상징인 가상 동물상)과 싱가포르의 5성급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사무실이 있는 HMM싱가포르(옛 현대상선)에서 일하고 있다.

국내 기업 탈락한 4개국어 능통자, 단숨에 싱가포르社 합격

KOTRA에서 주최한 ‘2020 해외취업 성공 수기’ 대상을 받은 정인형씨의 이야기다. 1년 6개월만에 세번의 이직에 성공한 정 씨는 또 이직을 준비중이다. 그는 “5년안에 매니저급으로 업계 최고 다국적기업(MNC)으로 이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KOTRA가 해외 취업 성공사례를 담은 수기집 ‘해외로 나간 청년들, 세계를 JOB다’를 지난 11월초 출간했다. 이 수기집에는 최근 주요 해외 취업처로 떠오른 일본을 비롯해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뿐아니라 미국, 독일, 호주 선진국 취업자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취업자들의 해외 취업 동기, 준비과정, 취업정보, 이력서 작성법, 면접 노하우, 현지 적응방법 등의 자신만의 생생한 경험담이 담겨있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는 78인의 해외취업 성공자가 응모해 그 가운데 30명을 엄선해 모았다.

‘해외로 나간 청년들, 세계를 JOB다’는 KOTRA가 운영하는 해외취업 카페 ‘해취투게더(https://cafe.naver.com/kotrajobinfo)’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월드잡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해외취업자는 3416명(10월기준)에 달했다. 일본 취업자도 881명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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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취업 3박자 '정보,면접,비자'
해외취업자들은 ‘취업정보,면접,비자’를 해외취업의 3박자라고 말한다. 중국 베이징 IT기업에 취업한 김성은 씨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월드잡’ ,각국 ‘K무브’센터, KOTRA ‘해취투게더’ 그리고 HR계의 페이스북이라 일컫는 ‘링크드인’을 기본적으로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런던에 있는 글로벌 패션기업에 취업한 이다혜씨는 “해외기업의 경우 좋고 나쁜 기업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데 월드잡은 질 좋은 검증된 기업만을 발굴해 소개하고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합격자들이 수기에 소개한 나라별 현지 취업정보 사이트도 참고할 만하다. 일본 덴소에 입사한 조성표씨는 ‘리쿠나비(Rikunabi), 민슈(みん就), 외자계닷컴’을 소개했다. 이창희씨(SANTEC 근무)는 입사 필기시험 문제유형(saisokuspi.com)사이트를 통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홍콩의 대표적 구직 사이트는 인디드(indeed),잡스DB, 글래스도어가 대표적이라 했다. 양승희씨(Korchina TNC 근무)는 홍콩 현지 유학생 커뮤니티인 ‘홍콩총한인학생회’와 주홍콩 대한민국 영사관의 취업토크가 유용하다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업플라이’도 참고하라고 했다. 중국 취업정보도 있었다. 김태현씨(중국 베이징 웹케시 근무)는 보스(Boss), 리에핀(猎聘), 쯔리엔쟈오핀(智联招聘)과 같은 취업 플랫폼은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사이트라고 소개했다. 유럽에 취업한 이들도 취업정보를 알 수 있는 사이트를 공개했다. 윤석호씨(현대차 영국법인 근무)는 리드(Reed), 인디드(Indeed), 토탈잡스(Total-jobs)사이트에는 다양한 면접 질문이 있어 유용하다고 알려줬다. 독일기업에 입사한 전슬지씨는 독일 한인 커뮤니티인 ‘베를린 리포트’ 구텐탁 코리아에서 취업정보를 얻었고 독일 기업 채용공고는 싱(xing.de)사이트가 활성화 되어 있다고 했다. 아랍에미레이트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일하는 함영주씨는 ‘전현차(전현직차기)’카페가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월드잡 사이트에 이력서 무료 첨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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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작성과 면접 노하우도 참고할 내용이 많다. 홍콩기업에 취업한 김홍구씨는 이력서 작성전 구인공고의 직무기술서(JD)를 꼼꼼히 분석하고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했다. 그는 직무기술서에 반복적으로 사용된 키워드와 본인의 이력이 일치되는 부분을 첫 문장에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슬지씨도 “수많은 이력서 가운데 면접으로 연결된 것은 채용공고의 키워드와 내 이력서의 경험이 일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황다이씨(독일 프랑크푸르트 기업 근무)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모두 한장 내외로 간략하게 쓰되, 엑셀 등 컴퓨터 활용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향씨는 월드잡에 이력서 무료 첨삭 서비스를 활용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태현씨는 중국 고전을 인용한 자기소개서가 현지기업들에 효과가 컸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면접에 앞서 지원기업과 지원국가에 대한 분석은 필수다. 중국 로컬 스포츠브랜드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는 김종완씨는 KOTRA 무역관에서 매주 발간하는 리포트가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씨는 “중국의 현재 이슈와 동향이 리포트에 담겨 있어 면접에서 데이터적인 시각과 분석력을 표현하는데 유용했다”고 소개했다. 박의주씨(일본 이모긴 근무)도 지원기업의 홈페이지, 신문기사 등 ‘기업분석’이 합격비결이라고 했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갈급함을 알아본다. 윤성혜씨(플라이 두바이 근무)는 “면접때 질문을 세번이나 못 알아들었는데 질문을 바꿔 주더라”면서 “영어실력보다 지원자의 일에 대한 열정과 밝은 에너지를 보는게 분명했다”고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동남아의 경우 일이 힘들기 때문에 1~3년을 버티기가 힘들다. 때문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기업들은 “얼마나 오래 근무할 것인가”가 면접때 단골 질문이다. 주여울씨(중국 르네상스 호텔 근무)는 “면접때 ‘현지에 잘 적응할 수 있는가’ ‘중국인을 비롯해 다른 나라 사람과 잘 융화될 자신이 있는가’ 등이 주된 질문이었다”고 전했다.
현지인 레퍼런스가 이력서 백만개보다 낫다
국내 기업 탈락한 4개국어 능통자, 단숨에 싱가포르社 합격

해외취업자들은 무엇보다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인형씨는 동문회, 교회, 한인회 행사 등에 부지런히 참석해 네트워크를 쌓을 것을 당부했다. 정 씨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현지채용 한국인들은 모두 내부추천으로 입사한 경우”라며 “현지인의 레펀런스로 취직하는 것이 이력서 백만개 쓰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회계법인 어니스트영에서 근무하는 고원석씨는 “미국은 정성평가가 중요한 나라”라면서 “구직기간중 만나는 사람에게 ‘내가 어떤 직무에 관심이 있고’ ‘왜 이 직무가 잘 맞는지’ 등을 적극 알렸다”고 말했다. 결국 고 씨는 그렇게 해서 지인 추천으로 입사하게 됐다. 김예슬씨는 모든 일에 있어 캐나다는 인맥이 중요한 사회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PTV그룹에서 일하는 안현준씨는 “베트남은 신입사원 채용시 인적네트워크와 인성을 보고 뽑는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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