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가 가중 처벌한 과징금을 취소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과징금 875억원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쌍용양회공업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공정위는 2016년 1월 시장 점유율에 따라 시멘트 출하량과 가격을 담합해 결정한 시멘트회사 6곳에 과징금 1994억원을 부과했다. 이 중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쌍용양회는 가장 많은 875억원의 처분을 받았다.

시멘트 산업은 제품별 차이와 변동이 적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당시 국내 시장 규모가 약 3조5000억원(2012년 기준)으로 추산됐다. 상위 7개사가 전체 매출의 85% 이상을 점유하고, 수출입 비중도 10% 미만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멘트 소비량이 정체 또는 감소하면서 가격도 2010~2011년 하락 추세였다.

쌍용양회 등 6개 회사의 영업본부장들은 2010년 하반기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수차례 모여 각 사의 시장점유율을 정하고 이에 맞춰 시멘트를 출하하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1년 하락하는 1종벌크시멘트 가격을 담합해 일제히 인상했다. 당시 주요 대형 레미콘 회사들이 가격인상을 수용하지 않자, 함께 시멘트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쌍용양회 측이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숨기고 직원끼리 PC를 바꾸는 방법 등으로 방해했다며 관련 고시를 근거로 20% 무거운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의 '과징금 고시'는 위반 사업자나 소속 임원·종업원이 조사를 거부·방해하거나 기피하면 과징금을 더 무겁게 매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쌍용양회 측은 이 고시 조항이 명확하지 않고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의 내용과도 직접 관계가 없어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조사방해 행위를 과징금 가중 요소로 한 공정위 고시 조항은 공정위의 재량권으로 인정된다며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합리적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이 사건 공동행위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반행위를 한 사업자들과 쌍용양회를 달리 취급하였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고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판결에 조사방해를 이유로 한 과징금의 가중 여부와 가중비율 적용에 관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잘못이 없다"고 봤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