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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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하면 안 되는 사람이 당신을 사랑한다는 데 불륜의 기쁨이 있다”고 <결혼하면 사랑일까>를 쓴 철학자 리처드 테일러는 말했다.

리처드 테일러는 기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불륜이 관념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불륜은 단순한 외도가 아닌 실패한 결혼의 징후라고 이야기하는 것.

선을 넘은 남편의 행위로 고통받고 있는 한 여성이 있다.

맞선으로 만난 남편과 결혼해서 아이들 낳고 비교적 평탄하게 살았는데 하루아침에 남편이 다른 여성에게 첫눈에 반해 버린 것이다.

남편의 일방적인 애걸복걸에 두 사람은 밥도 먹고 데이트 중에 키스도 했지만 마찬가지로 가정을 가지고 있던 상대 여성은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며 남편의 구애를 거절했다.

"만난 지 3개월 만에 남편은 상대 여성에게 명품 가방과 시계 등을 사주느라 약 2천만 원을 썼는데 여성은 헤어지자면서 그 선물들을 다 돌려줬더라고요. 남편은 헤어지자는 여성을 붙잡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지만 결국 차인 거죠."

아내는 "남편은 상대 여성에게 '너는 그동안 만났던 여자들과는 다르다'면서 매일 집 앞까지 찾아가고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사정했는데 그 여성은 가정이 깨질까 봐 불안해하면서 남편을 상대해 주지도 않았다"면서 "실제 불륜 (성관계)까지 못 갔는데 이건 불륜인가요 아닌가요"라며 물었다.

아내는 이런 사실을 시댁과 친정에 털어놓았다.

시부모님은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인물 좋고 직업 좋은 남자랑 결혼했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친정에서조차 "불륜까지 간 거 아니면 그냥 참고 살아라"라고 달랬다.

아내는 "아이들 생각하지 선뜻 이혼을 결정할 수도 없고 앞으로 또 이러면 어쩌나 걱정이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배우자가 아닌 또 다른 이성에게 끌리는 감정을 느끼고 실제 교제를 하려 했지만 성관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경우. 이것도 외도에 해당하는 걸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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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다) 자문단 이인철 변호사는 "아내가 참으로 마음 고생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 변호사는 "사례를 보면 당연히 남편이 부정행위를 하였으므로 혼인파탄의 잘못이 있다"면서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이고 이는 민법 제840조의 이혼사유에도 해당하고 이혼재판을 할 경우 위자료 사유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혼사유인 ‘부정행위’는 성관계를 하지 않더라도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거나 애정표현을 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부정행위가 될 수 있다"며 "민법상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는 성관계보다 넓은 개념이며 성관계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관계의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도 다른 이성과 신체접촉을 하거나 은밀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휴대폰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다른 사람과 ‘사랑해’, ‘보고 싶어’ 등의 문자를 주고받은 경우 성관계의 증거는 되기 어렵지만 이혼사유와 위자료사유는 될 수 있다.

‘부정한 행위’인지의 판단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그 정도와 상황을 참작해 재판부가 판단한다.

이 변호사는 "다만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려면 그 행위를 안 날로부터 6개월, 그 사유가 있는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아내가 이혼을 결심했다면 이러한 사유만으로도 충분히 이혼사유가 될 수 있으며 이혼소송을 하면서 배우자와 상간녀에게 동시에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 이혼을 하지 않고도 상간녀에게만 위자료 청구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아울러 "법적인 방법을 떠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의 마음이다. 아직 이혼을 결심하지 못했다면 현재 그리고 장래에 배우자를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아내가 남편의 잘못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남편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과연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람들이 바람을 피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혼인생활이 파탄이 되어 배우자에 대한 애정이 사라져 바람을 피우는 경우도 있지만 부부 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바람을 피우는 경우도 있다"면서 "때로는 한순간 스쳐 지나가는 그야말로 바람처럼 일시적으로 감정이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만약 배우자가 한때 잠깐의 실수이고 진심으로 그것을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는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있다면 이혼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상대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배우자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신뢰를 주지 못하고 앞으로도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과감하게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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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배우자의 바람을 감지한 경우 불륜의 증거를 합법적으로 확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인철 변호사는 "아내가 남편을 계속 따라다닐 수도 없고, 남편도 회사 다녀야 하는데 아내를 따라다닐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가끔 불법적으로 차 뒤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하거나 아니면 집에 몰래카메라를 몰래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은 다 불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대화를 녹음한다든지, 아니면 아내가 직접 남편을 우연히 발견해서 사진을 찍는다든지, 아니면 증거 보존 신청이라고 있는데 예를 들어서 숙박업소의 CCTV를 확보해서 법원에 빨리 증거 보존 신청을 하면 증거를 합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CCTV 같은 경우 워낙 삭제되는 기간이 짧으므로 삭제되기 전 경비원 등을 찾아가 '합법적으로 법원에 신청하면 2주 정도 걸리니까 그동안만 삭제하지 말고 보관해 달라' 이렇게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도 불법행위가 횡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불법 흥신소 업체에서는 위치추적을 하기 위해서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붙인다든지, 심지어는 핸드폰에다가 해킹을 한다든지, 주거지에 침입한다든지 불법적인 행위를 한다"면서 "어떤 경우에는 한달에 1000~2000만 원의 비용이 들기도 하고 아내가 남편을 뒷조사해 달라고 흥신소에 의뢰했더니 재력가 남편에게 '당신 편을 들어주겠다, 돈을 달라' 이렇게 협박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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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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