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면 닫습니다" 손님에게 안내…아예 셔터 내리기도
[르포] 불 꺼진 노래방·감성주점…암흑으로 바뀐 불야성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24일 인천 시내 번화가는 이른 저녁부터 인적이 뚝 끊긴 모습이었다.

간판으로 불야성을 이루던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 거리의 노래방과 주점들도 문을 닫아야 할 오후 9시가 가까워져 오자 가게 안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인근 건물 3층에 있는 한 노래방도 평소 저녁 시간대와 달리 손님 한 팀만 들어와 있어 한산한 분위기였다.

보통 오전 3∼4시께 문을 닫는 이 노래방에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4시간이 넘도록 손님 3팀만 방문했다.

손님이 몰리는 저녁에는 따로 직원을 두지만, 인건비조차 벌리지 않아 주인 혼자 가게를 지키는 상황이라고 했다.

40대 노래방 업주 A씨는 "7년째 노래방을 하고 있는데 요즘이 가장 심각한 불황"이라며 "방역이 중요하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단계를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차라리 아예 2주 정도 모든 가게 문을 닫아버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평소 같았으면 다들 1차하고 노래방으로 넘어올 시간대인데 황금 시간대에 문을 닫아야 하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르포] 불 꺼진 노래방·감성주점…암흑으로 바뀐 불야성

다른 건물에 있는 노래방 2곳은 아예 문조차 열지 않았고, 그나마 영업 중이던 한 노래방도 오후 8시가 넘어가자 '곧 가게를 정리해야 하니 나가달라'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따라 사실상 영업 금지에 해당하는 집합 금지 조처가 내려진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 등은 대부분 셔터를 내린 채였다.

간혹 문을 연 포차도 눈에 띄었지만 가게 안 테이블은 대부분 빈 채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구월동 로데오 거리 건물 지하나 2∼3층에 자리 잡은 감성주점 3곳도 모두 문이 닫혔거나 '깔세(보증금 없이 월세 선납) 구함'이라는 알림 글이 붙어 있었다.

불과 수백 m 떨어진 한 주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곳 로데오 거리 상인들은 불황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 거리의 한 건물 3층에서 지난해 4월부터 영업 중인 모 주점도 오후 9시까지 6시간만 영업할 수 있어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 걱정이 더 크다고 했다.

[르포] 불 꺼진 노래방·감성주점…암흑으로 바뀐 불야성

30대 업주 B씨는 "평일 이 시간대에는 전체 39개 테이블 중 적어도 90% 정도는 차야 하는데 저번 주부터는 아예 비어서 채워지지 않는다"며 손님 서너 명만 둘러앉은 창가 쪽 테이블을 가리켰다.

B씨는 "인근에서 확진자가 나온 뒤 구월동에 아예 사람이 없다"며 "사실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술을 (오후) 9시까지만 먹는다고 코로나19 걸릴 게 안 걸리는 것도 아닌데 아예 가게 문을 닫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이번 2단계 시행으로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은 집합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노래연습장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된다.

카페는 포장과 배달만 허용되고, 음식점은 저녁 시간까지는 정상 영업하되 오후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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