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연가를 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주간 총 6개의 정상외교 일정을 화상회의로 소화했다. 마지막 정상회의였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이날 새벽에 끝난 점 등을 감안할 때 휴식 차원으로 보인다.이에 당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문 대통령 주재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도 취소됐다.이와 관련 보수 야권은 "하필 연평도 10주기에 휴가를 가나" "무능해서 숨는 것" 등의 날선 반응을 보였다.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격무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 시절 과로와 스트레스로 치아 10개가 빠져 임플란트를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에도 치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0일 "대통령은 최근 치과 치료를 받았다"면서도 "다만 발치 여부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했다.국민의당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힘들고 복잡한 이슈는 다 떠넘기고 외국 정상과 화상회의 했다고 휴가내는 대통령, 비겁하고 무책임하다"며 "무능해서 숨는 것"이라고 했다.김근식 교수는 "성난 민심이 대통령의 입장을 궁금해한다.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은 대통령이 나서기를 원한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보이지도, 나서지도, 입장을 밝히지도, 해결책을 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폭등과 전월세 대란은 당사자들에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현실이다. 청와대 사는 대통령이라서 모른체하는 거냐"며 "나라가 절단나고 혼란스럽다. 국민이 분노하고 절망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화상회의가 피곤했다고 오늘은 휴가랍니다"라고 비꼬았다.권성주 전 새로운보수당(국민의힘 전신)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고 서정우 하사 모친께서 추모편지 낭독 중, '10년 전 전사 때부터 오늘 10주기 추모식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해 주시고 도와주신 유승민 대표(전 의원)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이 있었다"며 "책임 있는 위정자들의 참석과 추모가 당연한 것임에도 그것이 감사한 것이 되어버린 이상한 나라. 그 이상한 나라의 대통령은 휴가를 떠났다. 하필. 오늘"이라고 비판했다. 이날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10주기였지만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런 관련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야권은 여권이 북한 눈치를 보느라 우리 국민이 희생된 사건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연평도 포격 사건은 분단 이후 북한이 우리 땅 민간인 거주 지역을 타격한 최초의 사건으로 민간인 2명과 우리 병사 2명 등 4명이 목숨을 잃었다.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충남 서해안 대표 도시인 보령시는 한국중부발전과 함께 2025년까지 6조원을 들어 외연도 북쪽, 황도 남쪽 해상 62.8㎢에 1GW(기가와트)급 해상풍력 발전설비를 설치한다. 해상풍력단지가 건설되면 118만t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시는 인근 웅천산업단지에 관련 기업을 유치, 해상풍력 산업 클러스터도 조성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일자리 8200여 개와 4100여 명의 인구 유입도 기대된다”고 말했다.보령시는 해상풍력 등 풍부한 해상자원을 활용한 미래먹거리 창출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매년 1000만 명 이상 방문하는 대천해수욕장과 세계적 축제로 자리잡은 머드축제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해상풍력단지 개발과 함께 보령복합 마리나항만 산업, 보령신항 건설, 해저터널 개통,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해양 산업 전진기지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보령복합 마리나항만 사업은 대천항을 기반으로 신흑동 954의 8 일원 8만2500㎡에 2030년까지 1200억원을 투입해 복합 해양레저 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섬과 해수욕장, 해안길을 연결하는 바다 루트를 개발하고 요트, 레저 보트 계류장, 호텔,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해양 레포츠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시는 보령신항 건설을 위한 배후사업인 보령항 준설토투기장을 2023년까지 건설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천북면 학성리 일원 41만9000㎡에 방조제 보호시설인 호안 2552m와 370만㎥의 준설토 투기용량을 담을 체적시설, 항만, 부두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2024년 제2차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 수정(변경)계획에 보령신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예정이다.시는 충청남도와 함께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도 준비 중이다. 박람회는 2022년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간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해양의 재발견, 머드의 미래가치’라는 주제로 열린다. 해양머드, 해양치유, 해양레저, 해양관광 분야의 전시·체험·상담·미팅·국제학술대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머드산업·해양머드휴양·국제레포츠·세계머드관 등 10개 전시관도 운영될 예정이다. 내·외국인 12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시 발전을 견인할 고속도로·국도 건설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전국에서 보령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길이 122㎞, 4차로의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 건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완공되면 충청 내륙 어느 지역에서든지 1시간 이내에 보령을 방문할 수 있게 된다. 내년 말에는 국도 77호선의 일부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보령해저터널(6927m·대천항~원산도)이 개통된다. 원산도에는 호텔과 콘도, 아쿠아월드 등을 갖춘 서해안 최대 규모의 리조트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보령=임호범/강태우 기자 lhb@hankyung.com
“주거와 창업, 투트랙 지원 전략을 통해 청년들이 꿈을 꾸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청년 희망사다리’를 놓겠다.”문석진 서대문구청장(65·사진)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 주거, 청년 일자리 해결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구청장은 서대문구를 ‘청년의 도시’라고 불렀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9개 대학이 서대문구에 몰려 있어서다.3선 구청장인 문 구청장은 민선 5기 서대문구청장으로 처음 취임한 2010년부터 청년 주거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지금은 대부분의 자치구가 구 차원에서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시 청년 주거 문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라는 시각이 많았다. 문 구청장은 “기초자치단체마다 500명의 청년에게만 보금자리를 제공해도 전국적으로 10만 명의 청년이 주거 문제에서 자유로워진다”며 “단체장의 의지만 있으면 청년 문제도 얼마든지 지방정부가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선구적으로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했던 문 구청장은 주민들의 반대에도 많이 부딪혔다. 대학가 인근에서 하숙집이나 원룸 임대 사업을 하는 이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구청을 찾아와 항의하기도 했다. 문 구청장은 “선거만 생각했다면 청년 정책은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표심을 잃더라도 공동선을 지향하는 문제라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했다.문 구청장은 새로운 형태의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견우일가’가 대표적인 예다. 견우일가는 반려견 세족시설과 애견욕조, 배변처리기 등이 설치된 반려동물 양육인구 맞춤형 주택이다. 그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청년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 친화형 청년주택을 고안했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의 다양한 주거 수요에 부응하는 임대주택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문 구청장은 청년 창업 지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학가가 밀집해 있는 신촌 일대를 ‘벤처밸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벤처밸리의 중심은 청년창업꿈터다. 청년창업꿈터는 신촌 모텔촌에 있는 모텔과 고시원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주거 겸 업무 공간이다.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의 직원들은 각자 분리된 주거공간에서 살며 건물 안에 있는 창업카페 등에 모여 언제든지 아이디어 회의를 할 수 있다. 최대 2년간 입주가 가능하고,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내면 돼 대학가에서 움트는 초기 스타트업들에 큰 힘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구청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전국에서 서대문구로 모여든 청년들의 도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