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까지 7년 걸린 건보공단 담배소송…공방 계속될 듯
건강보험공단이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하는 소송은 1심 선고까지 7년이 넘게 소요됐으나 앞으로도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건보공단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처음 검토한 시기는 2013년 8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건보공단은 '건강보장정책 세미나'를 열어 과거 19년 동안의 검진·진료 데이터를 분석해 담배의 건강피해를 입증했다며 소송 제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과거 폐암에 걸린 흡연자들이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사례는 있었으나 국내 공공기관으로서는 첫 사례여서 크게 주목받았다.

담배 제조업체의 모임인 한국담배협회는 건보공단이 승소할 가능성이 작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건보공단은 2014년 1월 이사회에서 담배 소송을 제기하기로 의결하고, 이후 대리인 선정과 법리 검토 등을 거쳐 같은 해 4월 14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제출했다.

재판 시작 전부터 건보공단에 불리한 소식이 전해졌다.

개인 흡연자들이 담배회사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 2건이 소송 제기 불과 나흘 전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로 확정된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개인 흡연자들이 낸 소송과 건보공단이 낸 소송의 주장이나 논리가 사실상 같기 때문에 판단이 뒤집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건보공단이 청구한 금액이 533억 원에 달하고, 소송의 원인으로 제시한 암에 걸린 흡연자가 3천465명이나 돼 재판에 긴 시간이 소요됐다.

법원은 5개월에 걸친 기록 검토 끝에 2014년 9월 첫 변론을 열었고, 이후로도 수개월에 한 차례씩 재판이 열렸다.

양측은 흡연과 암 발병 사이 인과관계를 두고 법정에서 공방을 벌였다.

그러던 중 건보공단이 2018년 9월 법원에 1만5천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증거를 추가로 제출하면서 법원은 기록 검토를 위해 기일을 연기했다.

연기된 재판은 2년 만인 올해 8월 재개됐고, 재판부는 2개월 뒤 한 차례 더 재판을 열어 변론을 종결한 뒤 판결을 선고했다.

1심이 선고됐으나 패소한 건보공단 측이 불복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사건은 상급심 법원인 서울고법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건은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어느 쪽이 승소하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와야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